[프라임경제] 어느 음식점 앞에 내걸린 가격표입니다. 연말연시라고 눈사람도 그리고 '나름대로 착한' 가격이라는 듯 점심 이벤트 가격을 제시하면서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는데요.
음식값에서 '0'을 여럿 떼고 '6.0' 혹은 '7.5' 이런 식으로 적은 걸 볼 수 있습니다. 요즈음에는 이런 표기법이 더 이상 신기하지만은 않게 됐는데요. 어차피 안 쓸 자릿수를 그냥 간단히 줄여쓰자 이런 취지에서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임혜현 기자 |
리디노미네이션은 화폐가치 변동없이 화폐의 액면단위(디노미네이션)만 바꾸는 것을 말하는데요. 예를 들어, 100환을 1원으로 바꾸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근래에도 우리나라는 이 같은 액면단위 조정 문제를 검토했는데요.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시절에(2006년경) 리디노미네이션과 신권화폐 발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한 바 있는 걸 기억하는 분들도 적잖을 겁니다. 2000년대 이후 부동산 등 물가상승폭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인데요.
지금 화폐의 운용 규모가 너무 커져서 이것을 기장(장부처리)할 때 불편이 있는데 리디노미네이션을 하면 이걸 개선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거래상의 편의도 도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돈의 가치에 대한 감각이 둔해져 물가상승을 동반할 수 있다는 점은 부작용으로 거론됩니다.
막상 리디노미네이션 논의는 5만원권을 발행하는 걸로 어중간하게 마무리됐지만, 실제 저런 가격표를 보면 일상 생활에서는 이미 민간에서 자체적으로 리디노미네이션이 진행 중인 게 아닌가 싶습니다. '돈의 가치나 경제흐름은 정책만으로는 모두 통제하기 힘들지 않나'라는 생각도 새삼스레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