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고강도 자구계획안을 내놓고 유동성 문제 해법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현대그룹은 22일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고강도 자구계획안을 발표했다. 일단 핵심은 금융업에서의 철수다. 현대증권과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금융 3개사 매각으로 최대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SPC(특수목적회사) 를 설립해 금융계열사 등의 자산을 이전시키는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될 예정이다. 금융 계열을 매각하면서 그룹의 사업 구조를 △해운(현대상선) △물류(현대로지스틱스) △산업기계(현대엘리베이터) △대북사업(현대아산) 등 4개 부문으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업에 호텔 매각, 상선 자산 매각 등 전방위 작업
현대그룹이 금융에서 손을 떼고 물류와 기계, 대북사업 등에 치중한다. 사진은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집결해 中 청도에 세운 '복합물류시설'. ⓒ 현대상선 |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도 자산 및 지분 매각에 나선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항만터미널사업의 일부 지분을 매각하고 벌크 전용선 부문의 사업구조를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대상선의 부산 용당 컨테이너 야적장, 미국 등 해외 소재 부동산과 선박 등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할 방침이다.
◆내부 구조조정과 사업구조 개편 함께 진행
사업구조 개편 및 내부 구조조정도 진행된다는 점 역시 현대그룹의 결연한 의지를 반영한 대목으로 평가된다.
현대상선은 구조조정 및 업무개선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현대아산 등 다른 계열사도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의 경우 내년에는 기존의 내부 운영효율성 향상과 함께 글로벌 컨설팅을 통한 영업손익의 획기적 개선 및 지속적으로 비용을 절감해 나간다.
이 같은 자구안이 계획대로 실현되면, 1조3000억원 규모의 부채를 상환해 현대상선·현대엘리베이터·현대로지스틱스 등 주요 3개 계열사의 기준 부채비율을 올해 3분기말 493%에서 200% 후반대로 대폭 낮추게 된다. 아울러 2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현재의 경기 상황에서 제값받기가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지 우려도 나온다. 반얀트리의 경우 부동산 경기를 탈 수밖에 없고, 현대증권 역시 우리투자증권과 LIG증권 매각 추진 등 큰 이슈가 부각된 마당에 후발주자로 흥행 시도에 나서는 것이라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