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철호 기자 기자 2013.12.20 10:46:11
[프라임경제] 전남 해남군청이 군청 앞 군민광장에 두꺼운 황색 선을 그어, 민심을 표현할 공간을 두동강냈다.
20일 해남군에 따르면 군은 각종 집회시 청사보호를 목적으로 한다며 최근 군청 앞 군민광장을 둘로 갈라놓는 청사보호라인을 그어놓았다.
청사보호라인을 설치한 해남군 관계자는 "집회 장소가 군청사와 너무 가까이 있어 집시법 허용치를 넘지 않아도 확성기 소리로 회의조차 할 수 없는 등 업무 자체가 어려워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또 민원인을 보호하고 공무원들의 근무여건 조성을 위한 조치일 뿐 집회를 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아닌 만큼 큰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군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소통의 상징인 광장을 ‘공무원의 업무환경 조성’을 이유로 둘로 갈라놓는 것은 소통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한 군민은 "답답한 일이 없으면 오라고 해도 가지 않는다"면서 "오죽 답답하면 군청 앞에 가서 떠들겠냐"고 비판했다. 이어 "박철환 군수가 관사문제와 칼던지기 발언으로 물의를 빚더니, 결국 박철환 라인을 만들어서 군민들의 민의를 외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군민은 "군민의 공복이고 심부름꾼이라면서 군민들의 하소연이 소음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니 말이 되는 소리냐?"며 행정 편의적이고 이기적인 발상이라고 비아냥 거렸다.
소통과 화합, 민의의 상징인 광장을 둘로 갈라놓은 해남군. 앞으로 군민과의 불통을 위해 또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 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