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호평 속에 출시된 'LG G2'가 스스로 발목을 붙잡을 위기에 놓였다. 단 한 번의 충격에도 행여나 금이 가면 속수무책 액정을 교체해야만 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점점 커지는 스마트폰 액정과 외부 충격에 깨질 확률은 일정 부분 비례하지만, 보통 금이 가더라도 터치는 가능하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LG G2'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은 곱절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서울에 거주하는 A씨(27·여). 그는 최근 애물단지로 전락한 'LG G2'에 노심초사하는 사연을 털어놨다.
LG전자가 야심차게 출시한 'LG G2'는 액정이 깨지면 터치까지 작동되지 않은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LG전자 측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에 대한 공식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 LG전자 |
하지만, A씨는 구입한지 석 달 만에 스마트폰 액정을 두 번이나 교체해야만 했다. 깨진 액정에서 터치가 전혀 작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액정이 처음 깨졌을 때 상단 부분을 제외한 디스플레이 전체에 금이 갔고, 터치는 액정 상단만 가능했다"며 "전화를 받는 것도,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힘들어 결국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액정을 교체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또 다시 휴대폰을 떨어트렸다. 이번에도 액정만 깨진 것뿐이었지만, 터치는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 두 번의 액정 교체로 A씨가 지불한 비용은 24만원을 넘어섰다.
A씨에 따르면 서비스센터 직원은 "LG전자 'LG G2'와 '옵티머스 G'의 경우, 스마트폰 액정이 깨지면 터치도 함께 되지 않는 불편함이 있다"며 "디스플레이 내 터치센서가 내장돼 있기 때문"이라는 말을 건넸다고 한다.
A씨는 "보통 다른 제조사 기기는 액정이 깨지거나 금이 가더라도 터치가 가능해 어느 정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지만, 'LG G2'는 무조건 10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하고 액정을 교체할 수밖에 없다"며 불편함에 얽힌 심경을 토로했다.
◆보다 얇게…스펙 경쟁이 불러일으킨 화(禍)?
A씨의 상황을 접한 후 쉽게 이해되지 않아 LG전자 서비스센터 직원을 직접 찾았지만 "최신폰들은 터치 일체형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액정이 깨지면 터치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다시 말해, LG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그러나, 시중에서 잘 나간다는 스마트폰 중 실제 액정 파손 때 터치가 안 되는 스마트폰은 'LG G2'와 '옵티머스G'뿐이다.
최신 스마트폰 액정은 윈도우와 LCD 등이 일체형으로 구현돼 출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액정에 문제가 생겨 교체를 원할 경우 윈도우만 바꾸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고 LCD를 포함한 액정 전체를 바꿔야만 한다.
반면, 액정이 손상됐을 때 터치 작동 문제는 다르다. 우선, 삼성전자(005930)와 팬택은 액정 유리가 파손됐을 때 터치에는 지장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 같은 문제는 해당 스마트폰의 터치센서가 장착된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LG G2'는 터치하는 윈도우 글라스, 즉 강화유리 바로 밑에 인듐주석산화물(ITO) 터치센서를 증착한다"며 "이 때문에 액정유리가 깨지면 터치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LCD를 채용하는 팬택의 경우, 스마트폰 강화유리 밑에 터치센서가 증착된 필름을 입혔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 관계자는 "필름이 하나의 보호장치가 돼 액정이 깨져도 터치가 가능하지만, 액정 두께는 조금 두꺼워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차이는 분명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몰레드쪽에 터치센서를 따로 구현했기 때문에 유리가 깨져도 상관없이 동작한다"며 "구조적으로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OLED가 패널 사이에 액정이 들어가는 LCD보다 얇다"고 설명을 보탰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두께를 줄이기 위해 터치증착 방식을 채용했지만, 윈도우가 깨지면 터치가 안 되는 부정적인 면이 있다"며 "두께 등 스펙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목적에 터치에 대한 안정성을 포기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얇고 선명하다는 장점에도 소비자 피해 우려
LG전자는 "'LG G2'는 터치스크린 필름이 없는 구조라 액정이 깨지면 터치가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힘줘 말했다. LG전자에 따르면 'G2 터치방식'은 LG전자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옵티머스G'에 처음 적용됐으며 'LG G2'에도 사용됐다.
'G2 방식'은 커버 글라스에 직접 전극을 형성하는 일체형 기술로, 기존 글라스 한 개에 필름 두 장을 덧댄 필름전극방식에 비해 두께는 얇으면서 선명도는 높은 장점이 있다.
다만, LG전자 관계자는 액정 파손 후 터치가 되지 않는 문제와 관련한 소비자 피해 부분을 묻자 "G2 터치방식이 적용됐다는 것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미 공개한 사실"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한편, 'LG G2' 액정교체 비용은 14만7500원이다. 구입 3개월 미만이라면 12만1100원, 3개월 이후에는 13만4300원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