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달, 신세계가 내년도 임원인사를 진행한 가운데 경쟁사가 오히려 호기를 맞았다며 신난 분위기를 연출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29일 2014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마트 신임 대표에 김해성 그룹 전략실장을 선임하며 기존 허인철 단독대표 체제는 허인철, 김해성 대표 '투톱 체제'로 변경됐습니다.
회사 측은 "이마트의 경우 사업의 전문성과 과감한 신규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부문별 전문경영체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단독 대표를 맡아왔던 허 대표가 이마트 영업총괄부문을, 김해성 전략실장이 전략실장과 경영총괄 부문 대표이사를 겸하게 됐다는 데 있어 허 대표의 역할 축소로 해석하는 분위기죠.
경쟁사들은 대형마트 큰 형님 격으로 '부동의 1위'를 유지하던 이마트의 경영진이 투톱 변형체제를 맞이함에 따라 향후 전개될 보고체계 및 업무추진 속도에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마트 내부에서 있을지도 모를 업무 간 의견 충돌, 속도 부진 등을 틈타 업계 1위를 탈환할 적기로 보는 것이죠.
현재 이마트 점포는 141개로 2위 홈플러스의 133개와 단 8개, 3위 롯데마트 105개와 30여곳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 출점 제약 및 포화상태에 이른 대형마트의 업태적 성격상 대형마트별 성장동력이 단순 출점 증가보다는 제품의 다양한 구색 및 차별화에 있는 만큼 이마트가 앞으로 어느 부분을 키울 중점 육성할 것인가에도 관심이 집중됩니다.
이와 관련,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대형마트에서도 마진율이 높은 가전 등의 판매가 늘고 있지만 가전은 사실상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며 "대신 데이즈 등을 비롯한 패션상품의 성장가능성이 여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상 이마트는 올 한해 지속적인 경기불황과 영업규제, 출점 제약 등으로 어려운 한해를 보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 역시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하지만 유통업계가 외부 환경적 요소로 공통적인 어려움을 겪은 만큼 이 같은 예상성장률에 대해 '어쩔 수 없었다. 그럼에도 잘 극복했다'고 자평하는 상황입니다.
이렇듯 이마트가 허 대표 체제에서 지난 시간 이룩한 경영성과는 괄목할 만했지만 최근 국정감사에서 있었던 허 대표의 태도는 문제를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당초 대기업 골목 상권 침해 문제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증인 신청 명단에 정용진 부회장이 포함됐지만 막판에 제외되며 전문경영진인 허 대표가 대신 국감에 출석했죠.
그러나 그의 불성실한 답변에 결국 정 부회장이 국감에 서게 됐고, 정 부회장은 "직원 교육을 잘못시킨 제 책임이 크다"며 사과했지만 이는 결국 이번 문책성 인사를 야기한 단초가 됐다는 게 업계 호사가들의 중론입니다.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결과적으로 두 명의 대표를 따르게 된 이마트의 경영체제에 따라 내부직원들은 당분간 양분된 경영스타일을 맞춰나가는 수고를 겪을 수밖에 없겠죠. 대형마트의 역사와 함께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해 온 이마트. 호사가들의 전망에서 벗어나 흔들림 없이 굳건한 자리지킴을 지속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