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보험업계가 '보험왕 리베이트' 이슈로 시끄럽다.
지난달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생보업계 빅3' 중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소속 보험설계사가 고객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고객보험금 중 일부를 빼내 개인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각종 투자신탁에 투자했으며 보험가입 대가로 리베이트를 제공하기도 했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계약을 할 때 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금품 제공, 보험료 할인 등의 특별이익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연간 보험료의 10분의 1을 넘거나 3만원을 넘는 리베이트를 제공할 경우 처벌하도록 하고 있으며 리베이트를 제공한 설계사뿐만 아니라 해당 보험사에 대해서도 벌금을 부과한다.
그러나 보험업법과 달리 실제 보험설계사가 보험 가입 대가로 제공하는 리베이트는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다. 금풍 제공, 보험료 할인이 일반적이며 일부에서는 보험료 대납도 이뤄진다. 최근에는 보험을 들면 보험설계사에게 일부 수수료가 떨어지는 걸 알고 고객이 먼저 수수료의 일부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보험설계사 입장에는 위법인 걸 알지만 고객의 이런 요구를 거절하기 힘들다. 매달 실적을 생각하면 고객의 요구를 뿌리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액 고객일 경우 수수료가 많은 만큼 이런 상황은 더욱 빈번하게 생긴다.
이 때문에 보험설계사들의 부당행위는 오랜 시간 계속됐다. 하지만 보험사기, 횡령 등 설계사가 연루된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해당 보험사의 반응은 의외였다. 보험설계사는 위촉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인 만큼 보험사에서 일일이 통제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은 것. 일부에서는 '보험사 역시 이미지 타격을 입은 만큼 피해자'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사건 또한 마찬가지였다. 보험사들은 보험설계사의 잘못이 회사의 잘못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개인의 잘못'이라고 못 박았지만 '검토 결과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보험설계사를 두둔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보험사의 태도에는 사건 주체인 '보험왕'의 타이틀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영업현장에서 회사의 얼굴 역할을 했던 유명인으로 인한 후폭풍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어정쩡한 보험사의 태도가 향후 고객들의 '믿음'을 잃지 않을까 우려된다. 보험은 무엇보다 '믿음을 주는 회사 이미지'가 중요하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보험사에 돈을 맡기는 것인 만큼 그 돈을 잘 관리해 줄 수 있는 믿음직한 회사여야만 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 한해 보험업계는 민원을 줄이는데 최선을 다하는 등 고객 신뢰 쌓기에 힘썼다. 설계사의 잘못에 대해 '개인사업자'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보험사의 태도는 올 한해 '고객 신뢰 쌓기'에 애쓴 보험사의 모습과 반대된다.
고객과 가장 가까이에서 일하는 인력이 보험설계사인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 삼아 보험업계가 내부적으로도 리베이트에 대한 처벌을 강화화고 실적위주의 과도한 출혈경쟁을 지양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