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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아르바이트 'HOT 키워드'

알바연대 설립부터 알바 新 풍속도까지 다양

김경태 기자 기자  2013.12.18 09: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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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취업난과 높은 물가, 깊어가는 불황의 그늘 속에서 아르바이트시장은 폭풍 같은 한해를 보냈다. 치열한 경쟁과 구직 열기에 휩싸였던 2013년 알바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과 이슈는 무엇이었을까.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털 알바몬(대표 김화수)이 올 한 해 동안 가장 이슈가 됐던 '아르바이트 핫 키워드'를 선정, 올 한해 대한민국 아르바이트시장을 갈무리했다.

◆늙은 알바생의 역습

아르바이트(이하 알바)는 이제 대학생의 전유물이 아니다. 심지어 알바생들의 연령대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편의점 알바 자리를 두고, 낮에는 대학생이 밤에는 50대 아저씨가 구직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주유서 알바는 어느새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들이 차지하고 있다.

연령만 높아진 것이 아니다. 과거 학생들이 학기 또는 방학 중 용돈벌이를 위해 알바를 나섰다면 이제는 연중 내내 일자리 확보를 위해 알바 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리고 구직에 나서는 졸업생 신분의 고학력자가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 6월 알바몬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알바몬 학력정보를 공개한 이력서 중 고졸, 전문대졸 등 학생이 아닌 졸업자의 이력서가 1만9831건으로 약 64%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은 2년제 대학 이상 고학력 졸업자로 파악됐다.

이처럼 졸업자의 알바 구직 비중이 증가한 것은 경기불황과 맞물린 취업난 탓이라는 게 알바몬의 분석이다. 실제 모든 학력층에서 1개월 이하 단기 알바 구직 비중이 25%p 이상 크게 줄었으며, 전문대졸 이상 고학력자를 중심으로 6개월 이상 장기 알바 구직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계속되는 취업난에 정규직 시장으로 진입하지 못한 졸업자들이 알바 등 비정규직으로 직업을 대체했기 때문이라고 알바몬은 분석했다.

◆취업시장 아성 넘보는 알바사이트

정규직 취업난을 알바 또는 비정규직을 통해 타개하려는 구직자가 늘면서 알바사이트는 때아닌 호황을 누렸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규직 시장에 있어야 할 고학력 또는 고연령 구직자들이 알바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아르바이트 포털도 종합 구인구직 포털들과 치열한 경쟁 선상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정규직 공채시즌 이후 공백기에는 알바몬, 알바천국 등 알바사이트의 방문자수와 페이지뷰가 급격히 증가하며 사람인 등 취업 포털 사이트의 순위를 매섭게 공격하거나 순위 역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높은 사이트 이용율과 충성도는 취업 사이트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아, 장시간 알바사이트에 머물면서 많은 채용정보를 섭렵하는 알바 구직자들의 애환이 짐작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알바생들의 조직화 '알바연대'

알바생들의 권익을 대변하겠다면 등장한 알바연대가 지난 8월7일 노동조합 설립 신고증을 교부받고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이하 알바노조)'으로 공식 출범했다.

알바노조는 출범 이후 기본소득 아카데미 강좌 진행을 시작으로,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단체 협약, 알바인권 선언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며 알바생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카톨릭대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공회대 △성균관대 서울 지역 6개 대학이 참여한 대학알바노조가 공동 출범키도 했다. 이 같이 아르바이트생들이 처음으로 조직화하면서 향후 알바생들의 근로환경 등 권익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옥알바 vs 신의 알바

알바 난이도 또는 보수에 따라 갈리는 '지옥의 알바'와 '신의 알바'도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으며 올 한해 알바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다.

계절별·날씨별로 여름에는 '인형탈 알바', 겨울에는 '오토바이 배달알바'가 최악의 지옥알바로 꼽힌 반면 '사무보조 알바'와 '재택 알바'는 계절을 막론하고 '꿀알바'로 꼽히며 최고 인기 알바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한국민속촌 페이스북을 통해 소개된 '민속촌 거지 알바'는 거지꼴로 분장하고 돌아다니며 동냥한 돈은 일종의 인센티브가 되는 이색 알바로 '최고의 신의 알바'에 꼽히며 화제를 모았다.

◆아르바이트 피싱

보이스피싱 등 진화한 개인정보 관련 범죄소식이 들끓은 가운데 알바를 하려는 구직자에게까지 관련 범죄가 이어졌다. 알바 피싱 방법은 다양했다.

허위 구인공고를 올려놓고 면접 등의 취업과정에서 '사내출입증에 필요하다'며 △주민등록번호 △통장 번호 △비밀번호 △통장 실물 △현금카드 등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가 하면 아예 취업을 시킨 뒤 보이스피싱을 통해 얻은 불법 수입을 인출하는 인출책으로 사용하는 등 악질 업무를 시키는 곳도 있었다.

안수정 알바몬 과장은 "취업과정에서 통장 비밀번호, 거래가 가능한 실물 금융정보 등이 필요한 경우는 없다고 봐도 된다"고 단언했다.

이어 "제공된 개인 신용정보가 대포통장 등의 불법적인 일에 쓰일 수 있는 만큼 구직자의 민감한 개인정보는 전달하지 않도록 하며, 조금이라도 의심이 드는 경우에는 해당 기업의 요구에 일체 응하지 말고 관련 정보를 발견한 사이트 등에 신고하여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개인 신용정보를 위탁하거나, 각종 불법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것은 비록 모르고 한 행위라 하더라도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구직 시대

지난 2005부터 2006년이 전단지, 지역신문지 등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구직의 장이 옮겨지는 변화의 시기였다면, 2012년부터 2013년은 온라인이 중심이었던 알바구직시장이 모바일로 그 영역을 확장하는 시기였다.

알바몬 맞춤알바앱을 비롯해 주요 알바사이트에서 개발·서비스하는 관련 앱이 쏟아져 나오는가 하면 모바일웹을 통한 아르바이트 채용정보 열람과 지원도 줄을 이었다.

모바일 구직뿐 아니라 모바일을 통한 구인도 훨씬 편리하게 지원하는 '채용매니저 앱'이 개발되면서 구인구직이 모두 모바일로 넓혀지기도 했다.

◆'알바생' 시리즈 대박 공감

연일 네이버, 다음 등 포탈사이트의 상단에 오르내린 각종 '알바생' 시리즈는 누리꾼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알바생들을 웃기고 울렸다.

알바생이 꼽은 △흔한 PC방 손님 유형 △알바생이 두려워하는 아기 △알바생이 절망한 상황 △알바생의 패기 △알바생이 꼽은 최악의 손님 △흔한 인형탈 알바생 등이 그것이다.

조사를 총괄한 이영걸 알바몬 이사는 "과거 알바시장 핫이슈를 조사하면 부당대우 등과 같은 안타까운 키워드가 대부분을 차지했었지만 올해는 향후 기대를 나타내는 키워드가 함께 포함돼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진다"며 "내년에는 알바에 종사하는 모든 구직자와 구인기업에 좋은 일만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