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 한해 보험업계는 최고경영자(CEO) 교체로 떠들썩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43개 보험사 중 14개 보험사 CEO가 교체돼 3곳 중 1곳의 사장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보험사의 CEO 물갈이는 지속되는 경기불황과 저금리 기조 속에서 자산운용 수익률이 하락하는 등 악화된 경영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또한 보험사들의 CEO 교체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올해 가장 큰 이슈는 생·손보업계 각각 1위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수장이 전격 교체였다.
지난 2일 삼성그룹의 인사가 발표됨에 따라 박근희 삼성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은 삼성사회공헌위원회 부회장으로 이동했으며 그 자리에 김창수 삼성화재 사장이 올랐다. 김창수 사장의 자리에는 안민수 삼성생명 부사장이 발탁됐다.
당시 삼성그룹은 김창수 사장을 삼성생명 대표이사로 내정한 것에 대해 수익성 제고를 지속 추진하며 은퇴시장, 해외 등 성장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박 부회장도 초회 보험료 실적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 안팎으로 상승하는 등 선방했지만 저금리·저성장에 따른 새로운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 수장이 교체된 곳은 메리츠화재다. 송진규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5일 전격 사임하며 후임으로 남재호 전 삼성화재 부사장이 내정됐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상반기 좋은 실적을 거둔 만큼 송 사장의 연임이 예상됐으나 송 사장이 그룹 측의 공동 대표 체제를 고사하고 스스로 사표를 내며 대표가 바뀌게 됐다.
보험업계에서 오랜 기간 대표직을 지낸 CEO들도 올해 줄줄이 물러났다.
한화생명은 10년 동안 한화생명을 이끌어 온 신은철 부회장(공동 대표)이 지난 5월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겠다'며 자발적으로 사임하며 차남규 사장 단독 체제로 변경됐다.
이어 6월에는 코리안리 대표로 15년을 근무한 박종원 사장이 퇴임했다. 코리안리는 15년 만에 박 사장 체제를 끝내고 코리안리 소유주이자 이사회 의장인 원혁희 회장의 셋째 아들 원종규 전무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며 '2세 경영'에 돌입했다.
이밖에도 서태창 현대해상 사장이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지난 1월 6년여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서 사장은 건강상의 문제로 이사회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권 흥국화재 사장은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를 받아 지난 6월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권점주 신한생명 사장은 금융감독원 종합검사 결과 방카슈랑스 리베이트가 문제되며 지난 5월 연임에 실패했다.
한편, 앞으로도 그룹 차원의 계열사 경영진 교체, 대주주 변경 등에 따른 최고경영진 교체 등으로 보험사 수장 물갈이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ING생명의 경우 조만간 신임 사장이 선임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ING생명은 최근 강영구 전 보험개발원 원장, 신성욱 RGA 사장 등 7명의 전·현직 사장들에게 사장직을 제안했으며 그 중 최종 3명이 후보로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동민 농협생명 사장과 김학현 농협손해보험 사장도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 체제 출범 이후 그룹의 시너지를 높이고 신진 인사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