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철호 기자 기자 2013.12.16 19:11:17
감나무집 담벼락에 붙은 대자보. ⓒ 광주시교육청 |
감나무와 대자보. ⓒ 광주시교육청 |
[프라임경제] 광주시교육청 게시판에 올라온 감나무집 주인과 감서리 학생의 사연이 세밑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광주학운초등학교(교장 신미숙) 3학년 학생 몇 명이서 지난 10일 하굣길에 남의 집 담벼락에 걸쳐진 감나무를 흔들어 감을 나눠 먹었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한 학생은 다음 날 한 통의 편지와 현금 3000원을 그집 편지함에 넣었다.
"죄송합니다. 아저씨! 어제 그 감을 따간 거 대신에 3000원을 받아주세요.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벌을 받더라도 다른애들에게는 주지 말아주세요. 죄송합니다. 이집 주인 아저씨에게"
현직 대학교수로 알려진 이집 주인은 학생의 편지에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담벼락에 대자보를 붙였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랑하는 어린이에게 너의 값진 편지와 3000원의 돈을 뒤늦게 보았다. 너의 편지는 너무나 값진 선물이었단다. 그래서 너의 편지를 읽어 본 후 나의 주변 많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자랑을 많이 했는지 몰라… 원래 네가 딴 그 감은 새들의 먹이로 그냥 두었던 거란다.
사랑하는 아가야! 너랑 함께 새들의 먹이를 주고 싶다. 착한 너의 얼굴 꼭 보고 싶다. 꼭 전화한번 해주렴… 너의 전화 기다린다. 꼭 너랑 나랑 둘이서만 만나자. 000-0000-0000, 아저씨가"
하지만 그 학생은 감나무집 주인 아저씨에게 전화하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한 집주인 아저씨는 광주학운초등학교(교장 신미숙)에 해당 학생을 찾아달라고 요청했고, 이 학교 교장이 시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재하면서 알려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