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남 순천시 해룡면 신성포 일대에 구축된 '순천왜성'의 국가사적 승격을 위한 학술대회가 충분한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사적으로서의 명분이 약하다는 주장이 일부 제기됐다.
16일 순천시에 따르면 사단법인 한국성곽학회·순천대문화유산연구소·사단법인 이충무공유적영구보존회는 최근 순천대박물관에서 '순천왜성(왜교성·예교)의 국가사적 승격을 위한 학술대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최인선 순천대 교수는 '순천왜성 발굴 조사내용 및 16세기 조선과 일본 성곽의 축성법'을, 이욱 순천대 교수는 '순천왜성과 정유재란의 성격'을, 이동주 동아대 교수는 '순천왜성 활용방안' 등을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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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왜성. = 박대성 기자 |
또 일본 시가현립대 나카이히토시 교수는 '16세기 순천 왜성과 중세 일본 성곽의 비교'를 통해 일본 성곽과 우리나라에 축조된 왜성의 성곽을 비교했다.
학술제에서 토론자들은 순천왜성의 축성방법 등의 차별성에서 국가사적으로 환원돼야 한다는 주장에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최인선 교수와 나카이히토시 교수는 사적승격에 적극 찬성했다.
정유재란 때 왜가 쌓은 순천왜성은 1962년 국가사적지 49호 지정을 받았지만, 일제 잔재라는 이유 탓에 지난 1997년 도지정문화재(기념물)로 격하됐다. 일제가 축성한 남해안 '왜성'은 28개가 남았는데, 경상지역에 27개가 있고, 전라도에는 순천왜성이 유일하다.
보존회는 임진왜란 7년의 조·명·왜군 최후의 격전지고, 이순신 장군이 관음포해전에서 전사한 역사적인 상징성에 비춰 역사교육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다만 이날 신항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은 "일제 군사기지까지도 국가적 기념물로 지정하는 변화에는 우리사회의 역량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임란때 당시 일본군에 의해 지어진 전란의 불행한 부산물이 아닌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는 아주 중요한 기념물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 위원은 "왜교성이 갖는 역사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사적으로 지정돼야 할 이유로서는 설득력이 약하다"며 "또 경남지역에 산재한 왜성의 성격과 의미에 대해서도 보충이 필요하고, 성곽의 양식사적 접근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