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일반적으로 관절염이라고 하면 관절이 노화를 겪으면서 연골이 마모되고 주변의 인대조직들이 약해지는 '퇴행성관절염'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퇴행성관절염 말고도 식습관 등 다른 원인으로 비롯된 다른 종류의 관절염이 있다. 특히 술과 고기를 좋아하는 중년 남성들에게 더욱 위험한 '통풍성 관절염'이다. 연말을 맞아 송년회에서 양껏 음주를 즐긴다면 더욱 주목해야 할 관절질환이다.
'통풍(痛風)'이란 체내에 퓨린(purine)이라는 물질의 대사산물인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고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않으면서 바늘 모양의 날카로운 요산염 결정체가 만들어지고, 이 결정체가 관절의 연골, 힘줄, 주위 조직에 쌓여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퓨린은 육류와 같은 고단백 식품이나 술에 많이 들어 있는데, 평소 이런 음식을 다량 섭취하면 체내에 요산 농도가 높아져 통풍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맥주는 막걸리나 소주에 비해 퓨린의 양이 약 6배 정도가 높다고 하니, 평소 맥주를 자주 즐기는 사람들의 발병 위험이 좀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매년 통풍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최근 4년간 통풍 환자가 약 44% 늘었으며, 연평균 약 9.5%의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체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신장의 요산 제거능력이 크게 줄어드는 40~50대 중년 남성과 폐경기 중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편이다. 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20~30대 젊은 층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
통풍은 급성으로 하나의 관절에 침범하는 경우가 많으며, 사지관절에 다발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주로 엄지발가락에 발생하는데, 초기에는 엄지발가락에 통증이 간간히 오다가 오랜 기간 진행되면 발 전체가 빨갛게 붓고 송곳으로 찌르는 듯이 아파 걷기조차 힘들어진다.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해져 잠을 이루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통풍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요산염 결정체가 딱딱한 혹과 같은 결절로 돼 관절 주변이 솟아오르고, 만성통증이나 관절변형을 초래할 수 있다. 때문에 일정 기간이 지나고 증상이 완화된다고 해서 방치하기보다는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한 경우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연골에 침착된 요산을 제거하는 등의 수술적 요법이 필요할 수도 있다. 통풍은 관절액 검사, 혈액 검사 등으로 진단할 수 있는데, 결과에 따라 약물치료와 식이요법을 병행한다.
서동현 은평힘찬병원 진료부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