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기자 기자 2013.12.16 10:17:20
[프라임경제] 불황으로 가라앉은 주류 시장에서 담금주의 나홀로 '독주(獨走)'가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의 올 1월부터 11월까지 담금용 소주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44.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주류 전체 매출 2%, 일반 소주 7%, 맥주 3.7% 신장한 데 그친 것과 크게 대비된다. 이마트 소주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지난해 7.7%에서 올해 14.6%로 두 배가량 늘어났다.
이처럼 담금주가 주류 인기 품목으로 떠오른 것은 '고(高)도주'에 속하는 소주가 최근 소비트렌드에 따라 '자기만족형' 소비 품목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술에 대한 취향이 다양해지는 가운데 소주 역시 'DIY(Do It Yourself)' 형태로 직접 담궈먹는 마니아 '주객'이 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가을 풍년으로 과일값이 10%~15% 정도 하락한 것도 담금주 급부상을 뒷받침했다.
전통적으로 봄·여름철 과일주 주재료로 쓰이는 매실은 올 봄 수확량 감소 탓에 가격이 전년 대비 10%가량 올랐었다. 이 영향을 받아 2분기 담금주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인 15.1%에 머물렀다.
그러나 가을 들어 사과·배·포도 등 과일 가격이 저렴해지자 3분기 담금주 매출은 72.2%로 크게 뛰었다. 4분기 역시 71%로 매우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담금주 전용용기도 올 1~11월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121%였다. 이마트는 담금주 매출이 늘자 인삼주, 일반 담금주 등 용기 종류도 지난해 5종에서 올해 10종으로 늘렸다.
신근중 이마트 주류 바이어는 "과일주는 담금용 소주에 과일만 재워 놓으면 될 정도로 주조가 간단해 최근 과일 궁합을 맞춰 장식용, 기호용으로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특히 올해는 과일값이 저렴하고 술맛을 좌우하는 당도가 높아 과일주 만들어 재워놓기 좋은 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