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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글로벌기업' 향해 해외 눈 돌린 주류 3사 '성장 돌풍'

오비맥주 VS 하이트진로 VS 롯데주류 '물고 물리는 삼각구도'

전지현 기자 기자  2013.12.13 11:4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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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1992년도 기준 국내 주류제조업체는 희석식 소주와 맥주, 청주, 과실주 등 총 6종류, 약 2500만달러의 우리 술을 세계시장에 내보냈다. 주종과 수량, 금액은 지속 상승해 2005년에는 수출실적 1억6000만달러를 달성하며 56개국에 수출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2013년 현재, 올 상반기 맥주 수출액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업체별로는 오비맥주 6600만달러, 하이트진로 3300만달러였다. 반면 해외맥주 수입액은 3900만달러에 그쳤다. 해마다 국산맥주의 수출 증가세도 꾸준하다.

2009년 1150여억원이던 수출은 지난해 2320억원을 상회했고 롯데주류도 이 기간 소주 수출량 총 556만상자(700㎖*12병, 8.4리터 기준)를 기록, 지난해 소주 해외 판매 1위에 랭크됐다. 그야말로 국산주류가 탄력을 받고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것.

이런 상횡에서 현재 국내 주류업계는 세계 속에 사랑을 받는 명주생산을 목표 삼아 연구와 신제품 개발에 매진, 수입주류와의 경쟁에서 품질로 선택받도록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주류에서 경쟁구도를 갖기보다는 글로벌기업을 추구하며 해외로 눈을 돌린 국내 주류기업 3사가 해외에서 성장 가도를 달리는 모습을 살펴봤다.

◆日·美·中 포진한 해외법인 축 삼아 '세계로 세계로'

김인규 하이트맥주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이미 포화상태로 접어든 국내시장에서 오비와 경쟁구도로 가기보다는 양사가 힘을 합쳐 글로벌 기업으로 한국맥주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는 경쟁사가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성장하는 한국 대표기업으로 봐야한다는 강조였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해외법인은 현재 일본, 미국, 중국 3개 지역. 이 전략기지를 중심으로 양사는 한국 주류의 세계화에 힘찬 걸음을 내딛는 중이다.

  롯데주류 처음처럼(사진 좌)과 하이트진로 명품진로. ⓒ 각사  
롯데주류 처음처럼(사진 좌)과 하이트진로 명품진로. ⓒ 각사
하이트와 진로로 두 개로 나뉘었던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1년 9월 통합 법인으로 출범하며 글로벌 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선포했다. 당시 하이트맥주는 해외사업 전체 매출 10% 이상을 올려 2014년 주류업계 최초로 '2조원 매출시대'를 연다는 글로벌 비전을 제시했다.

하이트진로는 1968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1973년 서독 △1975년 미국 △1977년 일본시장에 진출했다. 2007년 6014만달러였던 해외수출은 2010년 1억707달러로 급증, 국내 주류업계 처음 수출 1억달러를 달성하더니 작년엔 1억3594만달러를 팔아치웠다.

특히 1977년 일본시장에 진출한 진로는 1986년 일본 도쿄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1988년 '진로재팬'을 현지법인으로 세웠다. 일본인의 입맛과 디자인 감각에 맞춘 현지화 전략은 매년 꾸준한 매출증가로 이어져 90년대 중반부터 판매량 100만상자를 넘겼고 '진로'라는 이름으로 일본 주류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진로는 일본 주류시장에서 93년 8위, 94년 6위, 96년 2위로 급속히 인지도를 넓혔고 드디어 1998년 '난공불락'으로 불리는 일본시장의 장벽을 뚫고 톱 브랜드 등극에 성공했다. 진로는 일본에서 단일품목으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첫 한국 상품이 됐다.

이는 진로소주가 일본 진출 20년, 현지법인 설립 10년 만에 거둔 쾌거다. 또한 진로는 첫 1위 등극 후 2004년까지 7년 연속 일본시장 1위를 수성하며 한국 브랜드의 자부심을 드높였다. 일본인 88명, 주재원 7명, 현지채용 한국인 8명 총 103명으로 구성된 진로재팬의 매출액은 2009년 180억엔, 2010년 214억엔, 2011년 235억엔으로 신장의 역사를 기록 중이다.

양인집 하이트진로 일본 법인장은 지난해 기자간담회를 통해 "주류메이커 랭킹 탑 10안에 외국계로는 유일하게 9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주류기업의 미래는 해외시장에 있으며 5년 안에 7위까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롯데주류는 '처음처럼'과 함께 일본용 '경월 그린', 미국용 'Ku소주' 등 현지인용 브랜드들을 앞세워 글로벌 40여국에 소주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 1980년 일본 도쿄에 설립된 롯데주류 일본법인은 현재 주재원 3명, 현지인 7명 모두 10명으로 이뤄져있다.

다소 단출한 인원의 이 법인은 현재 일본 수출 전체 소주 중 점유율 59.9%에 이를 정도의 맨파워를 자랑하며 8년 연속 일본 소주 수출 1위를 이어가는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롯데주류는 전년 기준 일본에 수출된 전체 소주 850만 상자 중 509만 상자를 수출했다.

◆일본 이은 제2 전략기지 '중국'

1994년 하이트진로는 일찌감치 심양지역을 시작으로 중국시장 개척에 나섰다. 지난 2008년 1월부로 법인을 개시한 하이트진로 중국법인은 이충수 법인장을 중심 삼아 2년만인 2010년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8260만 상자로 이는 전년대비 133% 신장한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업체는 지난 9월, 3월부터 중국 특화소주 '명품진로'를 내세우며 오는 2017년까지 수출액 2500만달러와 중국 주류 수출 점유율 50%(2012년 43%)의 목표를 제시, 일본에 이은 '제 2의 해외시장 거점지역'으로 중국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오비맥주 카스(사진 좌) 및 하이트진로 드라이피니시 d(사진 우). ⓒ 각사  
오비맥주 카스(사진 좌) 및 하이트진로 드라이피니시 d(사진 우). ⓒ 각사
하이트진로 중국법인의 2008년 13만5000cs(상자·10ℓ기준)였던 맥주매출은 올 상반기 기준 52만3000cs까지 치솟았다. 소주도 2009년 18만7000cs(10.8ℓ기준)였으나 올 상반기 41만8000cs를 팔았다.

하이트진로 중국법인은 중국 34개 행정구 중 21개 구역에 총 24개 대리점을 갖추고 새로운 카테고리로 전자상거래 채널을 선택, 2017년까지 2008년에 비해 10배 많은 매출 1000억원을 이룬다는 목표를 세웠다. 

작년 중국시장 수출 실적은 624만달러로, 전년대비 20.9% 증가하며 최대 수출실적을 마크했다. 특히 맥주 수출 판매는 지난해 상반기 81만달러에서 올 상반기 130만달러로 58.5% 증가하며 성장 견인차 역할을 했다. 소주도 218만달러에서 285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0.7% 늘어 성공신화를 지속하고 있다.

롯데주류의 올 상반기 중국 수출량은 작년보다 29.8% 증가한 14만상자(1상자 8.4ℓ)다. 하이트진로보다 다소 늦은 지난해 11월에 이르러 중국법인을 설립한 롯데주류의 성적은 이 지역 수출 소주 시장점유율 23.5%로 아직 초기단계 수준이다.

그러나 8년간 일본시장 소주 수출 1위 기염을 토한 성공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시장에 맞는 '맞춤형 현지화 전략'을 기획해 주재원 2명, 현지인 5명으로 구성된 중국 법인 롯데맨들이 제품 입점 위주의 판매망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기존 판매량을 재정비하고 영업력을 강화한 롯데주류는 올해 초부터 수제 청주인 '설화'와 '고려 인삼주'를 수출하면서 수출 실적이 신장했다. 중국 수출 품목별 증가율은 전년대비 소주 23.4%, 청하와 수복 등 청주류 122.3%, 설중매 등 매실주 67.8%다.

◆오비맥주, ODM으로 해외서 '맛 생산자' 인정

오비맥주는 하이트진로 및 롯데주류와 다소 다른 방식으로 해외진출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1998년 두산과 작별한 오비맥주는 2010년 네덜란드계 몰트어퀴지션주식회사와 합병하면서 몰트홀딩주식회사가 100% 지분율을 보유한 사실상 외국계 기업이 됐다. 해외 사모펀드인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와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AEP)가 이 지주사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오비만의 특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현지인의 기호와 입맛에 맞는 제품을 직접 개발, 해외 현지 유통업체에 직접 공급하는 ODM(제조업자개발생산)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다.

   오비맥주 홍콩 ODM 블루걸. ⓒ 오비맥주  
오비맥주 블루걸. ⓒ 오비맥주
제조업자개발생산은 제조업체가 독자적인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인 기호와 입맛에 맞는 제품을 직접 개발, 현지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수출형태다.

주문자의 요구에 의해 제품을 만드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보다 한 차원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국산맥주 수출의 65%를 차지하며 맥주수출 1위인 오비맥주는 현재 몽골의 대표적 프리미엄 맥주 '카스'를 비롯해 홍콩 시장점유율 1위인 '블루걸(Blue Girl)',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데스터(Dester)' 등 30개국에 40여종의 다양한 맥주제품을 ODM 방식으로 수출 중이다.

무엇보다 카스의 경우 몽골 맥주시장 5분의 1을 석권할 정도로 몽골 최고 프리미엄 맥주로 부상했다. 카스는 몽골 내 경쟁사 제품보다 20%나 높은 가격에 판매되지만 현재 시장점유율 20%를 웃도는 수준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호주에 수출되는 OB골든라거도 올해 수출 목표량을 전년 대비 5배로 잡을 만큼 상승세다. 오비맥주가 홍콩인들의 입맛에 맞춰 제조, 생산한 블루걸)은 2007년부터 점유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