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13년 한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연말을 맞아 이동통신 3사도 각각 송년행사를 치렀는데요. 다사다난했던 통신업계 상황을 대변하듯 각 사별 분위기도 사뭇 달라보였습니다.
가장 먼저 송년행사를 진행한 곳은 LG유플러스(032640)입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일 저녁 서울 신사동 CGV 청남 씨네시티에서 송년행사를 개최했습니다. 경쟁사들은 내부 상황에 따라 송년행사를 축소하는 분위기였지만, LG유플러스는 눈길을 끄는 각종 행사 프로그램으로 가득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및 주요 임원들이 참석한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LG CNS에서 솔루션 사업본부를 이끌다가 내년도 임원인사에서 LG유플러스 경영관리실장(CFO)으로 이동하는 김영섭 부사장을 비롯해 부사장 승진한 김선태 SD 본부장과 최주식 부사장·강문석 부사장 등 주요임원이 이날 대거 참석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송년행사 1주일 전 임원인사를 단행했는데요. 승진된 인사 몇몇을 이 자리에서 직접 볼 수 있었죠. 송년행사 곳곳에서 승진 축하인사를 건네는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이날 송년회장은 LG유플러스의 고민거리인 화웨이 문제로 떠들썩했습니다. 행사 시작 전 몇몇 기자들과 이 부회장이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도, 화웨이의 통신보안 논란에 대한 LG유플러스 입장과 대안에 대한 질문이 줄을 이었습니다. 송년행사 개최 사흘 전, 미국 정부가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장비도입에 대해 안보상 이유로 우려를 표명했다는 외신발 뉴스가 보도됐기 때문이죠.
당시 이 부회장은 기자들에게 "기술적 문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켔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송년회 시작 후에도 화웨이에 대한 LG유플러스 입장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이 부회장은 직접 나서 "정치·외교 문제라면 이에 대해 말하기 어려우나, 기술적 문제라면 확실히 얘기할 수 있다"고 운을 띄운 후 "해외 여러 나라가 LG유플러스와 마찬가지로 화웨이 LTE 기지국 장비와 동일한 제품을 사용하는데, 왜 유독 우리만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함을 전했습니다.
이후 LG유플러스는 국제공인인증을 통해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보안검증을 마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다시 말해, 논란이 되고 있는 화웨이 장비보안 이슈에 LG유플러스 수장이 선봉에 서며 정면돌파를 택한 셈입니다.
반면, KT(030200)는 지난 11일 오찬으로 송년행사를 조촐히 진행한 가운데 김은혜 KT 전무가 자리를 대표했습니다. KT는 현재 이석채 전 회장 사퇴 후 수장자리가 비어있는 상황입니다. 차기 회장에 대한 하마평만 무성한 형국이죠. 이 같은 경영공백에 따른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와 3분기 부진한 실적·배당정책 축소 등 KT는 한 마디로 '내우외환'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무래도 거창한 송년행사보다는 점심을 함께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자는 분위기가 가장 무난했을 테죠.
SK텔레콤(017670)의 경우, 12일 송년행사를 언론포럼으로 대체했는데요. SK텔레콤은 지난해에도 송년행사를 열지 않았습니다. 당초부터 SK텔레콤은 송년행사를 개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죠.
이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구속수감 중인데, 송년행사를 어떻게 열겠느냐"며 "언론포럼으로 송년회를 대체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귀띔한 바 있습니다.
이날 SK텔레콤은 '양자정보통신기술과 국내외 현황'이라는 주제로 정부종합청사에서 포럼을 열었죠. 포럼에서 다룬 주요내용은 △양자기술 및 원리 소개 △SK텔레콤 기술개발 현황 △글로벌 개발 현황 및 향후 전망 등입니다.
이날 SK텔레콤 임원은 단 한 명도 참여하지 않았고, 포럼에 참가한 기자도 10여명에 불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