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문화방송에서 방영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가 요즘 꽤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남자 배우 등 연예인들과 그의 자녀들이 함께 여행하면서 벌이는 일상을 방송 소재로 삼고 있는데요, 이 프로그램 덕에 요즘 가족 캠핑이 새롭게 각광 받고 있다 합니다.
캠핑 붐이 일면서 글램핑부터 캠핑카까지 여러 캠핑 프로그램들이 소비자 눈길을 끌고 있죠. 멀리까지 나가 캠핑을 즐기기에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해 등장한 도심 캠핑장소도 인기가 좋습니다. 캠핑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식당까지 등장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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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 내 캠핑을 즐길 수 있다는 이 곳에서는 라면을 군대에서 쓰이는 군용 반합에 끓여준다. 사람들은 캠핑 분위기를 즐기는 한편, 군용 반합 속 라면에 얽힌 추억거리까지 되새길 수 있다. = 최민지 기자 | ||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캠핑의 백미는 바로 '라면'이죠. 이곳 라면은 특별합니다. 군대에서 쓰이는 반합에 라면을 끓여주기 때문이죠. 군 생활을 경험한 이들은 각자의 '반합 라면'에 얽힌 사연을 털어놓느라 한바탕 또 시끄럽습니다.
필자는 라면에 대한 좋은 추억이 많습니다. 학창시절 어머니가 외출하신 틈을 타 아버지와 라면을 끓여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소소한 기억들 때문이죠. 당시 대부분 아버지들이 그랬듯, 필자의 아버지 역시 요리에는 별로 재주가 없으셨지만 라면 하나는 기가 막히게 끓이셨거든요. 제 친구들도 아버지가 만들어주시는 라면을 먹겠다고 집에 찾아오는 일까지 종종 있을 정도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어엿한 어른이 된 그 친구들을 만나면, 그 때의 추억을 되새기며 아버지 라면에 대한 추억거리를 꺼내놓곤 합니다.
이처럼 누군가에게 라면은 '맛'이 아닌 '향수'로 존재합니다. 캠핑장에서 만난 라면이 반가웠던 이유는 누군가에게는 군대시절 흔히 봤던 반합이 불러온 기억 때문이고, 제게는 아버지와 함께 보낸 즐거운 시간을 연상하게 만드는 매개체로 작용했기 때문이죠.
이 같이 과거를 회상하며 즐거웠던 기억을 추억하는 행동은 인간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영국 사우샘프턴대학의 와일드슈트 박사팀이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과거에 대한 향수는 자아존중감을 높여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견해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고 합니다.
당시 실험에서 추억을 기록한 팀은 일상을 기록한 팀보다 더 낙관적인 단어를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옛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곡을 들은 참가자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더 낙관적인 것으로 확인됐죠.
다시 말해, 과거 즐거운 시절에 대한 기억은 대상에게 희망을 주고 유대감을 증폭시켜 정서적 안정을 준다는 의미인데요.
현재가 모여 과거가 되고, 과거가 모여 미래가 된다고 하죠. 과거는 미래를 이끌어나가도록 돕는 원동력입니다. 미래에서 지난 기억을 떠올려 봤을 때 조금만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오늘부터 좋은 기억 하나씩 만들어나가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