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현 기자 기자 2013.12.12 08:56:47
[프라임경제] 미국 은행들은 앞으로 자기자본을 이용한 투자를 원칙적으로 할 수 없게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통화감독청(OCC)·증권거래위원회(SEC)·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5개 기관은 10일(현지시간) 잇따라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볼커룰' 최종안을 승인했다. 볼커룰은 2015년 7월21일부터 발효된다. 볼커룰은 2008년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의 최종판이라고 할 수 있다.
최종안에 따르면, 은행의 자기자본거래를 대부분 금지해 위험성 차단에 집중했다. 자기자본거래는 금융기관이 고객의 예금이나 신탁자산이 아닌 자기자본, 차입금 등을 사용해 주식이나 채권,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것이다.
은행에 고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으나 반면 무리수를 두는 경우 큰 손실을 가져올 위험성이 있다. 자칫 금융기관의 붕괴, 연쇄 타격이 퍼지는 도미노 현상 등으로 이어져 금융위기까지 빚을 수 있기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강력한 규제를 추진해 왔다.
다만 주식시장에서 수급불균형에 따른 주가 급등락으로 선의의 투자자가 손실을 입는 것을 방지하는 '시장조성'을 위한 자기자본거래는 허용된다.
하지만 지나친 규제로 금융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씨티 등 대형은행들은 당장 내년부터 이사회 승인을 얻은 자율준수프로그램을 만들어 당국에 보고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 파장은 2015년보다 빨리 닥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국내 은행은 직접적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자기자본거래 규모가 매우 작고 국내 금융시장은 은행과 증권사의 영역이 이미 분리돼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