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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구도 완성한 삼성…뜻밖의 리스크는?

이재용 부회장 중심 승계구도 속 '단통법' 제동 우려

나원재 기자 기자  2013.12.11 18: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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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의 후계구도 완성에 '단통법'이 뜻밖의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신상필벌' 원칙을 재확인시킨 삼성으로써는 '단통법'이 향후 이 부회장 체제에 부담이 아닐 수 없게 됐다. ⓒ 프라임경제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의 후계구도 완성에 '단통법'이 뜻밖의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신상필벌' 원칙을 재확인시킨 삼성으로써는 '단통법'이 향후 이 부회장 체제에 부담이 아닐 수 없게 됐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사상 최대 실적을 매분기 갱신하며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 중인 삼성이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를 알리며 후속작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삼성의 3세 경영, 3남매의 역할분담은 그만큼 뚜렷해졌고, 뒤따를 경영능력도 매번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벌써부터 이를 두고 뜻밖의 리스크가 떠올라 눈길을 끈다. '신상필벌' 원칙을 재확인한 마당에 이 부회장의 부담이 비례할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내용을 살펴봤다.

'포스트 이건희' 시대를 점칠 수 있는 삼성그룹의 후계구도 작업이 완성 단계에 올랐다. 3세경영을 감안한 그룹의 내년도 인사 핵심은 아무래도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격상된 위치다.

당초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부회장 승진도 조심스레 예상돼왔지만, 삼성은 올해 이서현 부사장의 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 승진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다. 앞서 그룹은 제일모직 패션사업 부문을 삼성에버랜드로 이전한 바 있다.

정리하자면, 그룹의 핵심인 전자와 금융계열은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채, 이부진 사장은 서비스와 중화학계열, 이서현 사장은 패션·광고 계열을 각각 담당하게 됐다.

그룹은 보란 듯이 이번 '2014년 사장단·임원 인사'에서 성과주의 원칙을 재확인시키며, 삼성전자의 위상강화에 힘을 실었다. 눈에 띈 삼성전자 임원의 계열사 이동·위촉이 보다 특별하게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주사격인 삼성에버랜드의 최대주주로, 그룹의 핵심 사업을 움켜쥔 이 부회장에게는 앞으로 해결할 과제도 그만큼 뒤따른다. 

◆끊어진 순환출자에 떠오른 핵심 계열사

지분구조상 이 부회장은 당장 핵심계열인 삼성전자 내 지배력을 강화해야 한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삼성은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에서 삼성에버랜드에 대한 삼성카드 지분을 5%까지 줄였다.

이는 순환출자구조가 깨진 것으로, 이 부회장이 그룹 내 오너십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0.57%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은 여전히 낮을 수밖에 없다. 보다 탄탄한 오너십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의 상장을 통한 그룹 내 지분구조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그룹 내 비상장사지만, 핵심인 두 회사의 덩치가 커지는 것은 곧 이 부회장의 자금력 확대와 직결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SDS가 신주 교부 방식으로 삼성SNS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의하고, 급격한 ICT시장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도 쉽게 외면할 수 없는 이유가 돼버렸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SDS는 삼성SNS가 보유한 통신인프라 설계 및 구축 역량을 활용, 스마트타운 사업의 글로벌 실행역량을 한 단계 끌어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와 삼성SDS 간 차세대 IT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주요 포인트다.

◆영업비밀 두고 정부와 온도차, '신상필벌' 원칙 부담

최근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이 부회장에게 부담으로 떠올랐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을 두고 최근 정부와 휴대폰 제조사, 이동통신사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룹은 지난 5년간 매년 부회장 승진자를 내세웠지만, 올해는 예외였다. '신상필벌' 원칙을 따진다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신종균 삼성전자 IM 부문장과 윤부근 CE 부문장의 부회장 승진은 충분히 가능했지만, 숨고르기가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최근까지 해외 바이어와 유명 인사를 직접 만나는 등 공식 활동이 부쩍 늘어난 이 부회장이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경영을 보좌하면서 부회장단의 역할까지 흡수, 자연스레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부회장'이란 직책의 희소성을 높이는 동시에 후계구도를 강화한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내놓은 단통법은 이 부회장 체제에 부담이 아닐 수 없게 됐다. 휴대폰 이용자 차별을 없애 모든 사용자에게 혜택을 부여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단통법이지만, 영업비밀 공개를 두고 정부와 삼성전자는 온도차가 분명하다.

이는 이 부회장 체제의 핵심인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과 직결되는 것으로, '신상필벌' 원칙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는 문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5일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 간담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이날 자리에서 이상훈 삼성전자 CFO 사장은 "단통법 제12조에 따르면 제조사 영업비밀 정보를 제출해야 하는데, 외부에 유출된다면 사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장려금 규모가 알려지면 심각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단통법을 '기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 치부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김주한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제출받은 영업비밀 자료를 외부에 공개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며 "공정거래위원회와 합의해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재할 수 있도록 부처 간 합의를 봤다"고 일축했다.

이를 두고 경쟁사와 이통사들은 하나같이 신중하면서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같은 듯 다른 삼성전자의 사뭇 다른 분위기에 업계는 예의주시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