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제너럴모터스(GM)가 발표한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시장 철수 계획에 따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 업체 군산공장이 또다시 위기설에 휩싸였습니다. 한국GM은 현재 생산물량 축소에 따른 대응책을 모색 중이라고는 하지만, 물량회복을 위한 마땅한 방안이 딱히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한국GM은 유럽에 수출되는 쉐보레 브랜드 차량을 생산해왔는데, GM의 발표대로라면 군산공장은 직접적 타격을 받을 게 뻔합니다. 특히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철수설까지 확산되면서 파장은 걷잡을 수 없는 만큼 커지고 있습니다.
군산공장에서 생산되는 크루즈와 말리부 차량 가운데 유럽수출 물량은 전체 생산량의 35~40%를 차지하는 실정인 만큼 생산량 감소는 곧 인력 감소로 직결될 게 분명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쉐보레가 유럽에서 철수하게 되면 군산공장 전체 생산대수의 약 20%(18만여대)에 달하는 일감이 사라지게 돼 이러한 우려가 나오는 것도 당연지사죠.
더욱이 GM이 최근 중국 연구개발(R&D)센터를 통해 소형차 개발을 시작한 만큼 생산 중심축도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불안한 가능성까지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GM이 소형차가 강한 한국GM에 많이 의지했었지만 중국의 가세로 불확실한 전개가 펼쳐지게 된 셈입니다.
게다가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이 지난 5일 이사회가 끝난 뒤 지부를 방문해 희망퇴직과 자연감소 인원에 대한 미충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주·야간 교대에서 주간 2교대로 돌아가면서 근무시간이 줄고 생산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GM은 높은 임금상승률과 호주 달러화 강세, 수출경쟁력 약화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판단 아래 호주 홀덴공장의 생산을 중단하는 대신 한국 생산물량 일부를 호주에 수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GM이 생산 지속여부를 놓고 호주 정부가 지원금을 늘려주면 생산시설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밀당'에 나서면서, 한국GM의 기대는 물거품이 될 공산이 높아졌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구조조정이 임박하면서 한국GM의 내부 분위기도 술렁이는 것은 물론, 노조는 이미 강경투쟁을 선언한 상태입니다. 금속노조 한국GM지부는 대체물량 확보 전 유럽시장 철수와 희망퇴직을 포함한 인위적 구조조정을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일부에서는 구조조정을 막을 수 없다면 최대한 유리한 희망퇴직 조건을 얻어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현실론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이번 구조조정은 본사 차원에서 글로벌 사업재편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인 만큼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게 현실론의 골자입니다.
현재 한국GM의 구조조정 시기와 범위 등은 이달 중 확정되더라도 발표는 내년 초로 미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GM은 이 같은 난국 속에서도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경쟁력 있는 쉐보레 브랜드 시장을 찾아보고, 물량확보를 위해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