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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탐방 63] ㈜어울림 "사랑과 희망을 주유합니다"

지난해 100억 매출…입소문 타고 배달 주문 늘어나

전훈식 기자 기자  2013.12.10 16: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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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화성 부근(장안문)에 자리잡고 있는 어울림은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손님들은 물론 취약 계층에게도 꿈과 희망을 나눠주는 사랑의 주유소로 성장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수원 화성 부근(장안문)에 자리잡고 있는 어울림은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손님들은 물론 취약 계층에게도 꿈과 희망을 나눠주는 사랑의 주유소로 성장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수원 화성은 조선 정조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도시다. 화성 건설 배경에는 아버지 사도세자 무덤을 옮기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백성들을 보다 편리하고 풍요롭게 살게 하려는 염원도 담겨 있다. 이러한 연유로 수원을 '효원의 도시'라 부른다.

이러한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는 수원의 정기를 물려받은 대표 예비 사회적기업이 어울림이다. 비록 소수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지만, 희망을 나눠주는 사랑의 주유소로 성장하고 있다. 송순희 대표가 장애인인 자녀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시작해 사회적 약자들을 채용하는 공간으로 발전의 발걸음을 내디뎌 왔다.

◆'모성'에서 시작된 주유, 사회적기업으로 전진

지난해 4월30일, 팔달구 장안동 33-1 소재 어울림 직영 나눔주유소는 수원시 최초로 알뜰주유소(이전 현대오일뱅크)로 전환,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했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셀프 형태로 운영되는 다른 알뜰주유소와는 달리, 이곳 나눔주유소는 취약계층 재활과 취업을 돕기 위해 지적 장애인과 고령자들이 직접 주유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손해를 감수했던 어울림은 다행히 올해부터 입소문이 나면서 이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 프라임경제  
지난해까지 손해를 감수했던 어울림은 다행히 올해부터 입소문이 나면서 이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 프라임경제

어울림은 지금은 예비 사회적기업 단계에 있다. 사회적기업의 대체적인 요건을 갖췄지만, 수익구조 등 법상 인증 요건 일부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현재(12월 기준)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어울림은 꾸준한 사회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직접 밖으로 나가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진 않지만, 장애인 심부름센터나 협회 등 관련 기관에 마진 없는 저렴한 가격으로 주유하면서 적게나마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어울림 주유소에 근무하고 있는 인원은 총 11명으로, 이중 취약계층(장애인, 고령자) 8명이다. 초창기 멤버가 4명이었지만, 점차 규모가 커지면서 인원도 늘어나게 됐다. 향후에도 사무실 근무 인원을 2명 정도 추가할 계획이다.

매출 부분에선 이전보다 크게 성장했다. 현대오일뱅크 당시에는 일일매출이 300만원 정도에 그쳤지만, 지금은 2800~2900만원 가량에 달한다. 

물론 매출 수치만 봤을 땐 고수익이 기대되지만, 실제는 이익으로 직결되지 않았다. 워낙 적은 기름 마진에 카드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남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100억의 매출을 올린 지난해에도 이익을 내지 못하고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다행히도 올해부터 입소문이 나면서 배달도 증가하면서 이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 저렴한 등유 배달이 크게 증가했고, 최근에는 시청에서 연계시켜준 동사무소나 관공서, 복지관 등의 주문도 늘어나고 있고 있다.

  송순희 대표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사회적기업과 관련 프로그램에 대해 취약 계층이 점차 많아지는 현재 상황을 예를 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프라임경제  
송순희 대표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사회적기업과 관련 프로그램에 대해 취약 계층이 점차 많아지는 현재 상황을 예를 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프라임경제

◆낯선 땅에서 새로운 희망의 싹을

어울림에게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수원 화성 장안문 부근에 설립될 예절관으로 인해 1년 이내에 주유소를 헐고, 수원 내에서 가장 적절한 부지로 이전하는 것이다. 단골 고객이나 근무자들의 출퇴근도 고려한 최적의 부지를 알아보기 위해 다방면 측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송 대표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사회적기업과 관련 프로그램에 대해 취약 계층이 점차 많아지는 현재 상황을 예를 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최근에는 80세가 넘어서도 세차하는 고령자들도 있지만, 정작 이들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가 없다. 하지만 이들도 웃으면서 일할 수 있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사회적기업이 더욱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제 낯선 장소에서 다시 출발선 상에 올라갈 채비를 하고 있는 어울림. 가족 사랑에서 시작해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해 온 '희망의 주유소'인 만큼, 이들의 사랑이 그 곳에서도 튼튼하게 새로운 싹을 틔울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