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NS홈쇼핑(대표이사 도상철)은 10일 세계 인권의 날을 기념해 상담사의 인권 현상 파악을 위해 콜센터 상담사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이 결과 상담사의 94%가 악성고객의 폭언에 힘들어한 경험이 있고, 적게는 주 1회 많게는 주 20회까지도 인권침해고객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담사 둘 중 한 명은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었으며 남자 상담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성별 관계없이 나이가 어리고 야간 근무자일수록 빈도수가 높았으며 첫 근무 3개월 이내 성희롱을 당했다는 답변이 3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상담사는 "'양말아저씨'라고 상담사들 사이에서 유명한 사람이 있다"며 "성희롱을 하려 아예 작정하고 잊을 만하면 전화해 상담사를 괴롭혀 그 고객 이름은 모두가 알고 있을 정도"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설문에 따르면 이런 인권침해고객이라고 할지라도 상담사의 88%는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응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담사의 94%가 악성 민원고객의 폭언으로 힘들어 했으며, 상담사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성희롱까지 당한 경험이 있었다. ⓒ NS홈쇼핑 |
특히 상담사들은 성희롱 고객보다 억지 고객이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다. 전화를 먼저 끊지 않는 서비스 규정이 있기 때문에 인권침해고객이라 하더라도 전화를 끊지 못하는 점을 이용해 괴롭히는 사례도 빈번하다는 것.
"밥 먹고 올 테니 기다려"라는 말 한마디 해놓고 끊지도 않은 채 3시간 넘도록 상담사를 꼼짝 못하게 한 경우는 물론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내는 통화도 자주 있다는 게 상담사들의 설명이다.
이러한 인권침해 고객에 대해 상담사들은 '인간 이하 취급을 받으니 모멸감을 느낀다,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진 것 같다, 직업에 대한 프라이드가 없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한 정신적 스트레스의 강도가 높아 자존감이 떨어지다 보니 '이직'에 대한 충동도 타 업종보다 높았다. 실제 인권침해고객에 대한 스트레스 탓에 전체 상담원 중 78%는 이직하는 동료를 본적이 있고, 79%는 본인도 이직에 대한 충동을 느낀다고 답했다. 중소기업의 이직률이 16.8%(2011년 한국산업기술협회)인 것에 비해 엄청난 격차를 보였다.
또한 심각한 인권수준에 비해 사회의 감정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정도에 대한 질문에는 56%가 '턱없이 부족하다', 26%는 문제를 인식하지만 '실질적인 개선 노력이 없다'고 답변했다.
상담사들은 인권침해 고객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규제 정립과 제도가 가장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상담사를 괴롭힌 사람은 2·3차 똑같이 폭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러한 인권침해고객으로부터 완전 차단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이와 함께 상담사들에게 일정의 권한을 줘 상담전화 중이라도 인권침해고객으로 판단 때 전화를 먼저 끊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매뉴얼 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습관적으로 성희롱, 폭언, 모욕 등을 하는 '인권침해고객'들로부터 상담사를 보호하기 위해 11월1일부터 특정 인권침해고객이 상담사들과 통화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화이트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시스템 마련에 앞서 우리 모두의 인권을 위해 타인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하고 말하는 건전한 사회 문화조성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