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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94%, 폭언 시달려…많게는 주 20회까지

NS홈쇼핑, 상담사 인권보호 '화이트시스템' 도입

추민선 기자 기자  2013.12.10 08: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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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NS홈쇼핑(대표이사 도상철)은 10일 세계 인권의 날을 기념해 상담사의 인권 현상 파악을 위해 콜센터 상담사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이 결과 상담사의 94%가 악성고객의 폭언에 힘들어한 경험이 있고, 적게는 주 1회 많게는 주 20회까지도 인권침해고객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담사 둘 중 한 명은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었으며 남자 상담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성별 관계없이 나이가 어리고 야간 근무자일수록 빈도수가 높았으며 첫 근무 3개월 이내 성희롱을 당했다는 답변이 3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상담사는 "'양말아저씨'라고 상담사들 사이에서 유명한 사람이 있다"며 "성희롱을 하려 아예 작정하고 잊을 만하면 전화해 상담사를 괴롭혀 그 고객 이름은 모두가 알고 있을 정도"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설문에 따르면 이런 인권침해고객이라고 할지라도 상담사의 88%는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응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담사의 94%가 악성 민원고객의 폭언으로 힘들어 했으며, 상담사 두명 중 한명은 성희롱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NS홈쇼핑  
상담사의 94%가 악성 민원고객의 폭언으로 힘들어 했으며, 상담사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성희롱까지 당한 경험이 있었다. ⓒ NS홈쇼핑

특히 상담사들은 성희롱 고객보다 억지 고객이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다. 전화를 먼저 끊지 않는 서비스 규정이 있기 때문에 인권침해고객이라 하더라도 전화를 끊지 못하는 점을 이용해 괴롭히는 사례도 빈번하다는 것.

"밥 먹고 올 테니 기다려"라는 말 한마디 해놓고 끊지도 않은 채 3시간 넘도록 상담사를 꼼짝 못하게 한 경우는 물론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내는 통화도 자주 있다는 게 상담사들의 설명이다.

이러한 인권침해 고객에 대해 상담사들은 '인간 이하 취급을 받으니 모멸감을 느낀다,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진 것 같다, 직업에 대한 프라이드가 없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한 정신적 스트레스의 강도가 높아 자존감이 떨어지다 보니 '이직'에 대한 충동도 타 업종보다 높았다. 실제 인권침해고객에 대한 스트레스 탓에 전체 상담원 중 78%는 이직하는 동료를 본적이 있고, 79%는 본인도 이직에 대한 충동을 느낀다고 답했다. 중소기업의 이직률이 16.8%(2011년 한국산업기술협회)인 것에 비해 엄청난 격차를 보였다.

또한 심각한 인권수준에 비해 사회의 감정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정도에 대한 질문에는 56%가 '턱없이 부족하다', 26%는 문제를 인식하지만 '실질적인 개선 노력이 없다'고 답변했다.

상담사들은  인권침해 고객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규제 정립과 제도가 가장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상담사를 괴롭힌 사람은 2·3차 똑같이 폭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러한 인권침해고객으로부터 완전 차단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이와 함께 상담사들에게 일정의 권한을 줘 상담전화 중이라도 인권침해고객으로 판단 때 전화를 먼저 끊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매뉴얼 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습관적으로 성희롱, 폭언, 모욕 등을 하는 '인권침해고객'들로부터 상담사를 보호하기 위해 11월1일부터 특정 인권침해고객이 상담사들과 통화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화이트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시스템 마련에 앞서 우리 모두의 인권을 위해 타인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하고 말하는 건전한 사회 문화조성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