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2월엔 개인모임도 많아지고, 회사 내 술자리도 많아지기 마련이다. 회사 술자리의 경우 아무래도 지인들과의 자리보다는 부담감이 큰데, 더욱이 술을 즐겨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 부담감은 두려움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이런 두려움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상사의 사소한 술자리 에티켓들이 모두가 즐거운, 직장인들이 꿈에만 그리던 행복한 회식자리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말 회식자리에서 '훈훈한 상사'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에티켓은 두말할 것 없이 억지로 술을 권하지 않는 것이다. 한 취업포털의 설문 조사 결과, 직장 내 술자리에서 가장 싫은 행동으로 '강제로 술 권하기'가 54%를 차지한 바 있다.
다음날 오후 출근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면, 상대의 주량에 맞게 마시도록 분위기를 몰아가야 한다. 과하지 않은 적당한 음주는 다음날 회사 매출을 덩실덩실 춤추게 할 수도 있다.
대화에 대한 에티켓도 중요하다. 업무 얘기는 가벼운 주제로 조심스럽게 꺼내고 가급적 빨리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가뜩이나 업무 스트레스로 녹초가 돼 있는 이들에게 회식에서까지 업무 분위기가 이어지게 하면 안 된다. 업무와 회식은 별개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이른바 '회식 기피증'이 완화될 수 있다.
특히나 술자리에서 보고 들은 얘기는 다음날까지 입에 올리는 것을 삼가야 한다. '취중진담'으로 했던 말이 다음날 '취중실수'가 돼버리면 회식에 대한 부담감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훈훈한 상사'가 되기 위해선 회식의 앞과 뒤를 책임져야 한다. 술 마시기 전, 우유나 숙취예방 음료를 돌리며 사원들의 속부터 챙기는 상사는 생각만으로 전율이 이는 존재다. 상사로부터 배려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없던 정(情)도 생기기 마련.
무엇보다 회식이 끝나가는 시점에 사원들의 귀가시간을 먼저 챙기는 스킬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회식 때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귀가가 늦어지는 사람들이 많은데, 상사가 먼저 세심하게 배려한다면 감동을 아니 받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에티켓은 바로 흡연에 관한 에티켓이다. 요즘 들어 실내 금연구역이 늘었고 흡연자의 수도 현저히 적어졌다고 하지만, 회식장소가 금연구역에 해당하지 않은 곳이거나, 회사 내 흡연자가 많을 경우는 상사가 각별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령 비흡연자와 여성을 위한 자리배치나 야외에 나가서 흡연을 하도록 양해를 구하는 조치 등이다. 화기애애한 회식자리를 너구리굴로 만들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배려는 여직원과 비흡연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연말이 되면 으레 벌어지는 회식 자리의 잦은 사건과 사고들. 회식 다음날이면 서로의 눈을 피해 숙취와 싸워야 했던 그 오욕의 시간들. 이젠 '훈훈한 상사'인 당신이 그 악순환의 굴레를 끊어야 한다.
'훈훈한 상사'로서 젠틀한 에티켓을 선보이는 당신에게 그 누가 '꼰대'와 '악마'라는 아니꼬운 수식어를 붙일 수가 있겠는가.
이은주 이미지컨설턴트 / KT·아시아나항공·미래에셋·애경백화점 등 기업 이미지컨설팅 / 서강대·중앙대·한양대 등 특강 / KBS '세상의 아침' 등 프로그램 강연 / 더브엔터테인먼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