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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월동채소, 풍년에 가격 반토막

수산물에 이어 채소까지 가격 하락, 제주 농수산물 공급 조절 시급

전지현 기자 기자  2013.12.09 08: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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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無風(무풍)'에 '豊年(풍년)'을 맞은 제주 산지가 제철을 맞아 요동치는 농수산물 가격 때문에 바람 잘 날 없는 시름을 앓고 있다.

올해 하반기 일본 방사능 공포로 인해 먹거리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국내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자 제주도 수산물 피해로 이어졌다. 겨울 제철을 맞아 어획량이 증가한 데 반해 수요가 부진한 탓에 제주 수산물 가격이 줄줄이 하락하며 산지 어가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대표 국민 생선인 '갈치' 가격은 작년보다 20%가량 하락했으며 생물 갈치 가격이 냉동 갈치보다도 저렴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서귀포 수협의 '제주 갈치(10kg)' 11월 산지 가격은 작년 8만8130원에서 올해 7만3000원으로 17.2% 내려갔고, 10월 7만5200원보다도 떨어졌다. 또한 옥돔의 경우에도 11월 위판량이 35톤으로 작년보다 3톤 늘었지만 위판액은 2억9500만원으로 오히려 6600만원 줄어 옥돔 시세가 전년 대비 30% 정도 떨어졌다.

겨울철 대표 횟감 생선인 '광어(1kg)' 역시 작년 1만4500원에서 올해는 1만1500원으로 시세가 전년보다 20%가량 하락했다.

수산물에 이어 농산물 풍년에 제주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질 전망이다. 12월부터 본격 출하를 맞은 제주도 월동 채소 역시 과잉 생산으로 가격 폭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겨울철 기온이 높아 양배추, 무, 브로콜리, 당근 등 월동 채소를 재배한다. 이들 월동 채소는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출하되며 제주 농가의 연간 소득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올해는 주요 생육 시기인 8~9월에 큰 태풍 피해가 없었던 덕분에 월동 채소들의 작황이 좋아 전반적으로 생산량이 크게 늘며 풍년을 맞았다. 그러나 지난해 태풍과 한파 피해로 가격이 폭등했던 탓에 올해 월동 채소 가격이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폭락, 농가는 그야말로 '풍년의 역설'을 겪고 있다.

현재, 제주 지역의 '양배추(8kg)' 시세는 지난해(9000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4000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올해 양배추 재배면적이 1799ha로 작년보다 7% 늘어난 것은 물론 작황까지 좋아 생산량 역시 11만7000톤을 기록, 전년에 비해 10%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충남 서산 등 육지부의 작황도 좋아 향후 양배추 가격 하락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월동 무'도 올해 생산량이 작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 현재 시세가 작년 이맘때보다 53.3% 하락한 상태다. 이밖에 △당근 △콜라비 △브로콜리도 작년보다 시세가 30~40%가량 내려갔다. 특히 감자는 지난해 가격이 2배가량 폭등하면서 농가에서 올해 재배 면적을 40% 가량 확대해 시세가 70% 정도 크게 급락했다.

이처럼 12월 초기 출하 물량이 작년보다 크게 증가한 가운데 이후에도 홍수 출하가 이어질 경우 제주 월동 채소의 가격 폭락이 예상되는 만큼 판로 확대 및 물량 조정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주희 롯데마트 신선식품부문장은 "수산물의 가격 하락에 이어 본격 출하를 맞은 월동 채소까지 과잉 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해 제주 산지의 시름이 크다"며 "어려운 제주 농가를 돕기 위해 판로 제공 및 소비촉진 행사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