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경 기자 기자 2013.12.08 14:33:28
[프라임경제] 재무상태가 부실한 600개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이 급등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동부와 한진 등 시장의 우려를 사는 대기업의 재무상태는 더 나빠졌으며, 빚으로 연명하는 최하위 기업들은 부채가 자본의 3배에 달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501개 비금융 상장사 중 부채비율 최상위 300개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올해 6월말 279.2%로 1년 전보다 35.7%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기업이 총부채를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상태가 위험한 기업이다.
2011년 상반기를 저점으로 반등한 이들 300개 '재무 불량' 기업의 부채비율은 리먼사태 직후인 2009년 6월말의 259.3%를 훌쩍 넘어섰다. 전체 기업의 부채비율이 90% 안팎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과 달리 불량 기업의 부채비율은 천정부지로 오른 셈이다.
이들보다는 형편이 낫지만 역시 부채비율이 높은 편인 차상위 300개사의 평균 부채비율도 올해 6월 말 127.4%로, 2009년 6월 말의 129% 이후 가장 높아졌다.
불량 기업 위주의 재무상태 악화는 이자 부담 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에서도 두드러졌다.
1501개 비금융 상장사 전체의 이자보상비율은 2009년 상반기 292.8%까지 추락했다가 올해 상반기 425.8%로 회복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LG화학 상위 5개사를 빼고 보면 이자보상비율은 265.1%에서 245%로 오히려 낮아졌다.
이자보상비율이 100%에도 미치지 못해 돈을 벌어도 이자를 못 갚는 '좀비 상태'에 가까운 기업의 비중은 2010년 상반기 32%에서 올해 상반기 37.9%로 커졌다.
취약 업종은 건설·조선·해운 등 산업재와 철강·비철 등 소재 관련 업종이다. 부채비율 최상위 300개 기업 가운데 209개(67.9%)가 이들 두 업종으로,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STX와 쌍용건설에 이어 위기설이 물 위로 올라온 동부, 한진, 현대 등 재계 상위권 대기업의 주력사업이 모두 이들 산업재와 소재 관련 업종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의 더딘 회복세와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금리 상승 우려 등 거시경제 측면의 환경도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계 상황에 놓은 대기업 부실이 은행 건정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