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리나라가 2017년 FIFA U-20 월드컵 대회 개최를 확정함에 따라 멕시코·일본에 이어 FIFA 주관 4대 축구 국제대회를 모두 개최하는 그랜드슬램의 영예를 안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이번 대회 유치 성공에 대해 2002년 월드컵 때의 영광을 재연하겠다며 세계적 축구 강국으로 부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대회 유치는 당연히 칭찬받아 마땅할 일이고, 국민들도 기쁨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국제대회를 우리나라가 개최하면서 얻을 반사이익 또한 1000억원에 육박한다는 추산이 나올 만큼 정부의 기대도 크다.
이 같은 기쁜 일에 초를 치려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대회 개최는 당초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던 사안이었다는 점은 짚고 싶다. 2017년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에 뛰어든 나라는 단 두 나라였다. 바로, 우리나라와 아제르바이잔.
문체부를 비롯한 곳곳에서 한국이 아제르바이잔을 제치고 대회 개최국으로 최종 선정됐다며 승리의 환호를 부르짖고 있지만, 지난달부터 이미 한국의 개최국 선정 가능성은 점쳐지고 있었다.
처음에 대회 유치의향서를 낸 나라는 멕시코·영국·프랑스를 포함한 12나라였으나, 유치신청서를 제출한 곳은 우리나라와 아제르바이잔뿐이었다.
이와 관련 김종 문체부 제2차관은 지난달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FIFA U-20 월드컵 유치신청 국가는 한국뿐이었는데 뒤늦게 아제르바이잔이 유치신청을 했다"며 "이변이 없는 한 한국 개최가 유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김 차관은 아제르바이잔이 2024년 하계 올림픽 유치에 더 전력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다시 말해 경쟁자 없는 유치전이나 다름없던 것.
당초 유치의향서를 제출한 12개국 중 멕시코와 영국은 주요 경쟁상대로 부상했었다. 그러나 멕시코는 2016년 FIFA 총회 유치에 더 역점을 뒀고, 영국의 경우 대륙별 순환개최 원칙에 따라 2019년도 U-20 월드컵 대회를 기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U-20 월드컵은 △2005년 유럽 △2007년 북미 △2009년 아프리카 △2011년 남미 △2013년 유럽 △2015년 오세아니아로 이어져왔다. 즉, 이번에는 아시아에서 대회가 열릴 차례였던 것이다.
물론, 국제대회 유치전은 국가 간 전쟁에 가깝다. 유치활동을 적극 펼쳐야 할 뿐 아니라 집행위원들 설득에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직접 FIFA를 찾아 제프 블라터 회장에게 유치신청서와 개최협약서를 제출한 것도 대회유치 전략의 일환이었다.
정부는 누구나 예상할 만큼 결과가 뻔했던 이번 대회 유치성공을 알리는 데 공을 쏟는 대신 향후 성공적인 대회운영을 위한 노력에 대해 여론을 더욱 집중시켜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