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여의도 국회가 제철을 맞았습니다. 국회의원들의 출판기념회 시즌이 돌아왔기 때문인데요.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듯 국회의원들은 물론 지자체 시도지사들의 출판기념회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출판기념회가 사실상 정치 출마의 출정식을 알리는 통로이자 선거자금을 모으는 수단 중 하나라는 사실은 이미 모두 알고 계실 텐데요. 특히 올해는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 과열양상이 심하다고 합니다.
출판기념회에서 판매되는 책의 내용이 부실하다는 것도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에서 책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전락한 셈입니다. 자신의 책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세(勢)를 과시하는데 힘을 쏟는 정치인이 대부분입니다. 출판기념회 방문객의 숫자가 공천의 셈법이 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니 말 다했습니다.
그런데 출판기념회를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는 국회의원이 차라리 인간적입니다. 최근에는 출판기념회를 그저 돈벌이 목적으로 이용하는 국회의원이 늘어 국회 내에서도 말이 많다고 합니다.
출판기념회를 앞둔 A 의원은 초청장만 8000여장을 보냈다는 후문이 퍼지면서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고, 앞서 지난 10월에는 광주의 B 구청장이 출판기념회를 열면서 초청장에 자신의 사진을 넣어 주의조치를 받기도 했습니다.
새누리당 C 의원은 서울과 자신의 지역구에서 같은 내용의 출판기념회를 두 번 진행해 논란을 빚었는데요. 대놓고 정치자금을 끌어들인다는 비난이 적지 않게 나돌았습니다.
또 민주당 D 의원은 자신의 출판기념회에 동료의원들을 초청해 책값을 받고 정작 초선의원들의 출판기념회에는 참석하지도 책값을 내지도 않아 눈총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의원들 사이에서 출판기념회는 '품앗이'를 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하지만 먼저 행사를 치르고 나 몰라라 한 것이지요.
그런가 하면 출판기념회에도 '먹튀'가 있습니다. 선거 전 출판기념회를 열어놓고 막상 선거에는 나오지 않는 이들을 일컫는데요. 경선에서 낙선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아예 경선 전에 사퇴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출판기념회를 통해 자금은 벌어들였지만 선거에 출마하지 않으니 선거비용이 들지 않아 이득이지요.
이들 중에는 출판기념회로 돈을 남기고 사퇴하면서 상대 후보에게 또 지분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때 출판기념회 참석 인원이 지분 요구의 근거가 되는데요. "나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이제 당신을 밀어 줄꺼야"라는 무언의 암시인 셈입니다.
정치인들의 정치적, 금전적 수익의 통로인 출판기념회에 대해 세금부과, 현장구매방식 개선 등의 법적인 제도개선 요구의 목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