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시장 대표 먹거리 빈대떡. 긴줄을 서야 맛볼 수 있는 이곳 별미다. = 이정하 기자 |
1905년 7월5일 한성부의 시장개설 허가로 문을 연 광장시장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데요, 광장이라는 뜻은 광고와 장교 사이에 있다고 해 이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고 합니다. 또 당시 시장은 △1일장 △격일장 △3일장 △5일장 △7일장 등의 형태가 있었으나 광장은 국내 최초로 상실시장 형태로 운영을 시작,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광장시장은 고종 즉위 41년 을사보호조약 체결 후 일제의 경제침탈정책으로 남대문시장 경영권을 장악 당하자 경제 국권회복 취지에서 동대문 광장시장이 문을 열게 됐는데요. 아픈 역사를 딛고 새롭게 비상했던 우리의 모습을 담고 있는 광장시장은 역사의 축소판과도 같습니다.
노점 형태의 상점 5000여개가 따닥따닥 모여 있는 광장시장은 2000여명의 상인이 얽히고설켜 마치 하나의 점포인양 장사를 하고 있는데요. 미로처럼 복잡할 뿐만 아니라 딱딱한 나무의자 한 편에 끼어 앉아야 하는 불편함에도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국내외 유명인이 방문, 소박한 우리네 먹거리를 즐기고 가곤 하는데요.
지난해에는 '배트맨'과 '가위손' '크리스마스 악몽' 등을 연출한 팀 버튼 감독이 광장시장을 깜짝 방문, 막걸리에 빈대떡을 먹고 가 화제가 되기도 했고요, 최태원 SK그룹회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등 재계 인사들도 한 번쯤은 서민의 상징이 이곳을 방문해 뉴스에 오르내리기도 했습니다.
광장시장이 대형 유통업체의 점령 속에서도 선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빈대떡, 마약김밥, 칼국수 등 여기에서만 맛볼 수 있는 먹거리와 함께 고객사은행사 등 시장 활로 개척에 앞장섰던 상인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과거 1960~1980년대 한국의 고속 경제성장과 함께 광장시장도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후 어려움으로 고심하기도 했죠. 고도성장기 구매자들이 넘쳐 상품구매권을 들고 줄을 서서 상품을 구매하던 때도 있었으나 타 재래시장의 등장과 대형 할인매장 및 백화점의 영향으로 IMF 이후 위기를 겪었습니다.
이에 맞서 상인총연합회는 젊은 소비자들을 염두에 두고 '사이버 쇼핑몰'을 구축하는 동시에 △고객전용 주차장 마련 △시장 진입 횡단보도 확충 △깨끗한 시장 이미지를 위한 환경정비 등을 추진하며 시장 재건에 부심했습니다. 덕분에 떠나갔던 손님들의 방문이 이어지게 됐고 덤으로 외국인 관광객 필수코스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한편 입소문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이 부쩍 늘어, 일평균 200여명의 외국인이 방문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지난 9월 한국관광공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외래 관광객 130명 가운데 70%가 지인에서 전통시장 관광을 추천하겠다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