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2월 중 만기가 도래하는 외국인 보유 국고채 및 통화안정증권(통안채)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규모는 총 5조9000억원으로 통상적인 수준과 대비해 크지 않으나 미국 테이퍼링 국면 등 국제금융시장 사정과 최근 한국 채권 엑소더스 흐름에서 유의해 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 얼마나 빠져 나갔나 보니…
11월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잔액은 95조7384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잔액은 7월 102조9151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9월 말 98조1650억원으로 줄었고, 이어 95조원대로 떨어졌다.
2월부터 이어지던 국내 채권시장에서의 외국인 순투자는 8월 순유출로 돌아선 뒤 3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우리만의 고유한 숙제라기 보다는 신흥국 채권시장 전반이 겪는 상황이다. 세실리아 첸 HSBC 아시아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3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움직일 자금은 벌써 움직였다"고 아시아 채권시장 상황을 평가했다. 아울러 "아직 채권을 고수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장기 투자자들로 봐야 한다"고 말해 큰 이슈가 없는한 아시아에서 주식 갈아타기가 더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미 연동성 vs 경제 기초체력 저울질 관건
다만 우리의 경우 미국 국채 흐름에 민감하다고 분류되는 또다른 이슈가 있다. 첸 CIO 역시 한국에 대해 말레이시아, 홍콩 등과 함께 미국 국채 흐름에 민감한 채권으로 언급했다. 아울러 이들에 대해 투자 비중은 다소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상황에서 불가피한 파도를 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계를 되돌려 지난 6월 하순 버냉키 파동 당시를 떠올려 보면, 자금의 이탈 문제를 연착륙시키는 이슈가 일각에서 제기됐었다. 즉 이런 시각은 한국 채권이 국제시장에서 그다지 매력적인 상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양적완화 축소로 발생하는 외국자금 유출 부작용을 국내에서 해소시킬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시나리오가 현재 지난 하반기 내내 유출 문제로 현실화된 것이다.
단기자금 이탈은 어쩔 수 없는 추세이고, 다만 장기적인 투자를 잡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한국에 대한 경제 기초체력 신뢰성 등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6월에는 외국인 보유 만기물량이 6조8000억원으로 12월 만기 물량보다 더 많았지만 재투자가 대개 이뤄졌을 정도이고, 최근 해외 금융권에서는 우리의 내년 GDP 성장률 평균은 3.54%로,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란 분석을 제기했다. 5일 블룸버그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29일 기준으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3.54%다. 바클레이즈(4.1%)와 노무라(4.0%)의 전망치가 가장 높았고 소시에테제네랄(2.5%), ING그룹(2.6%)의 전망치가 가장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