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기자 기자 2013.12.05 09:12:29
[프라임경제] 국내 위스키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13.5%, 로컬 위스키 시장이 12.5% 가량 감소한 가운데 시장 점유율 30%로 디아지오가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뒤를 이어 페르노리카코리아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위스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1% 가라앉았다. 최근 위스키 수입량은 1만1130㎘로 지난해보다 15.3% 감소한데 이어 올해도 하락, 당분간 소비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사실상 위스키의 몰락은 지난 2009년(-12.1%)부터 본격화됐다. 2011년 9.1%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7.6%나 매출이 급락했다.
디아지오코리아 제품. ⓒ 디아지오코리아 |
상황이 이렇다보니 위스키 매출 의존도가 70%를 넘는 디아지오코리아와 페르노리카코리아의(2012년 7월~2013년 6월) 지난 회계연도 매출은 각각 3600억원과 1307억원. 전년 4045억원과 1283억원과 비교하면 다소 주춤한 듯 보이나 몇년째 이어지는 지속적인 매출 하락세에 뼈아픈 시련을 겪는 중이다. 영업이익 역시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219억원에서 216억원으로 추락했고,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전년 1050억원에서 838억원으로 감소했다.
◆진화하는 '위스키 명가'
디아지오코리아는 세계 180여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1위 프리미엄 주류회사 Diageo Plc.의 한국법인으로 국내 최초 슈퍼프리미엄 위스키인 '윈저'와 '조니워커'가 대표 브랜드다. 이밖에 △기네스 △베일리스 △스미노프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사진 좌측), 장 마누엘 스프리에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사진 우측). ⓒ 각사 |
이후 1999년 씨그램(Seagram)이 오비맥주주식회사가 보유하던 주식을 전량 인수함에 따라 2001년 주주가 Diageo(디아지오)로 바뀌었다. 2003년 7월에는 디아지오코리아를 흡수합병하고 디아지오코리아주식회사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위스키, 리퀴르, 와인 등을 판매하는 프랑스 주류메이커 페르노리카 그룹의 한국법인. 페르노리카코리아는 SEGM이 외국인 투자로 95.6% 출자, 1992년 12월31일 설립됐다.
2002년 2월 얼라이드도맥과 진로의 합작법인 진로발렌타인스로 출범한 페르노리카코리아는 2005년 7월 프랑스 페르노리카 그룹의 인수 합병으로 탄생, 2008년 9월부터 페르노리카코리아로 기업명을 바꿨다. 현재 홍콩에 소재한 Pernod Ricard Asia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임페리얼을 비롯해 스카치 위스키의 대표 브랜드인 △발렌타인 △시바스 리갈 △고얄 살루트 등 위스키 브랜드를 판매하고, 프리미엄 보트카로 △엡솔루트 △커피 리큐르 깔루아 △코코넛 리큐르 말리부와 △비피터 등 개성 있는 주종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두 수장의 특화 능력 '영업통'과 '재무통'의 맞대결
지난 7월1일 디아지오코리아는 6년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1963년생의 젊은 수장으로 국내 위스키 업계 1위 기업을 이끌게 된 장본인은 조길수 대표. 존슨앤존슨와 켈로그, 네슬레코리아 등 외국계 기업에서 수년간 몸담아 글로벌 마인드 속 능통한 마케팅·영업통으로 인정받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 임페리얼. ⓒ 페르노리카코리아 |
반면, 페르노리카코리아는 파란 눈의 외국인 대표가 수장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프랑스 국적 출신의 장마누엘 스프리에 사장(52)은 지난 2011년 9월 취임했다. 스프리에 사장은 1990년 페르노리카그룹 내부 감사직을 시작으로 페르노리카와 22년째 인연을 지속해 왔다.
페르노리카 지주회사 재무담당 임원과 페르노리카 영국 CEO 등 다양한 사업 부문을 두루 거쳤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페르노리카 지주회사의 재무담당 임원을 역임할 정도로 재무에 능하다.
◆몰락하는 위스키 시장…출구전략 어떻게?
최근 국내시장에서 위스키의 소비가 줄어든 데는 경기불황과 음주문화의 변화가 한몫했다.웰빙 라이프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직장에서 폭음하던 술문화 대신 퇴근 후 혹은 주말동안 가족들과 음주를 즐기는 문화가 정착, 저도주가 선호되고 있다. 또 유학 및 연수를 통해 수입맥주 맛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수입맥주 등을 직접 구입하는 방식으로 소비행태가 변한 것이다.
디아지오코리아 이천공장 전경. ⓒ 디아지오코리아 |
따라서 양사는 국내시장에서의 이미지 쇄신과 수년째 이어진 국내 위스키 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출구 전략 모색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 9월 경기도 이천공장을 스미노프 베이스 칵테일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로 증설했다. 기존 이천 공장은 군납용과 일부 수출용 '윈저' 위스키를 생산해 왔지만 국내 위스키 수요가 급감하며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국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지난해 12월17일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장 마누엘 스프리에 페르노리카코리아 사장(사진 우측 첫번째)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곶자왈의 공유화와 보존을 위한 상호 협력 협약식을 가졌다. ⓒ 페르노리카코리아 |
이에 앞서 강남구 청담 지역에 조니워커 브랜드의 프리미엄급 위스키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니워커 하우스'서울도 오픈했다. 중국 상하이(上海)와 베이징(北京)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지만 규모로는 가장 크다.
아울러 최근 윈저를 리뉴얼하고 국내 개발 위스키로는 최초 글로벌 브랜드로서 본격적인 세계시장 공략에 나섰다
페르노리카코리아 역시 제품 리뉴얼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미지 쇄신 작업에 한창이다. 페르노리카는 지난 9월 2007년 이후 6년 만에 위스키 브랜드 임페리얼의 패키지 디자인을 전면 교체했다. 모던함과 혁신을 상징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새로운 제품 디자인을 내세워 침체에 빠진 위스키 시장을 부활시키는 동시에 2008년 이후 디아지오코리아 윈저에 빼앗긴 국내 위스키 시장 1위를 탈환하겠다는 야심찬 각오도 내비췄다.
아울러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대표 위스키 브랜드인 임페리얼의 시티 에디션 출시를 계기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제주 등 각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지역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기업 이익의 사회환원을 위해 건전한 책임음주 문화 정착 및 한국 전통 보존에도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