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이 설립한 자율형사립고 충남삼성고등학교가 '일반고 슬럼화'라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 또한 여전하다. 그간 삼성 임직원 자녀 비율이 모집정원의 70%에 달한다는 내용을 접한 시민단체 등은 일반고등학교로의 전환을 주장해왔다. 공교육의 심각한 훼손과 후퇴를 걱정하는 대목이지만, 삼성도 나름 이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내년 개교를 앞둔 현재 상황은 일단락된 듯 비춰지지만, 논쟁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주요 내용을 좇았다.
교사 82%가 자사고 정책을 일반고 슬럼화의 원인으로 지목한 상황에서 최근 삼성고등학교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위치한 삼성고등학교는 남녀공학으로, 30학급에 각 35명씩 1050명 규모에 2014년 3월초 개교 예정이다. 삼성고등학교는 이미 지난 10월 입학 접수를 시작으로 최종 합격자까지 발표한 상태다.
◆'70% 선배정' 삼성 임직원 위한다지만…
삼성고등학교는 인성과 적성, 학습지도를 강화하는 동시에 학교 폭력과 사교육, 교사 잡무가 없는 학교를 모토로 전원 기숙사 공동생활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납부하는 등록금은 일반고 대비 조금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설립 목적도 뚜렷하다. 삼성은 해당지역 일대에는 직원들이 많지만, 학생이 진학할 수 있는 일반계 고등학교 하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삼성 임직원 자녀의 고교진학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배어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지역 시민단체 등은 일반고 전환 서명운동부터 촛불문화제에 토론회까지 개최하며, 지난해 9월 설립 승인 이후부터 줄곧 부작용을 지적하고 있다.
삼성이 설립한 충남삼성고등학교가 내년 3월 개교하는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쟁점은 삼성 임직원 자녀 70% 선 배정으로, '교육 불균형'이 뒤따를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충남삼성고등학교 홈페이지 |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이는 교육 불균형과 지역민들 간 소외감을 발생시켜 결국 교육 공공성은 크게 후퇴될 것이라는 걱정과 같은 맥락이다.
◆경쟁력 앞서지만 '교육 불균형' 지적 피하기 힘들어
이러한 우려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학마다 수시전형을 통해 선발인원을 늘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사고는 특목고와 함께 일반고 대비 경쟁력에서 보다 나은 게 당연하다.
관련 전문가들은 수시전형에 대해 단순 성적만 필요한 게 아니라 다양한 활동 등 이력도 중요한 것으로 다루고 있다. 바꿔 말하면, 학생들의 학업 외 활동지원에도 능한 자사고는 여러모로 우위에 있는 셈이다.
우수한 교육인프라를 갖춘 자사고의 경우 교내 동아리 활동이나 경시대회에 최적화돼 있다. 상위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상에 들어맞는 학생을 육성할 수 있는 지원체계가 보다 확실하다.
실제 모 기업이 운영 중인 자사고는 교과과정에서 일반고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가령, 수학만 보더라도 고급수학과 기하벡터, 미적통, 심화통계학 등 대학시스템을 적용해 심화 학습이 가능하다. 그런가 하면 사회 과목은 국제문제와 국제정치, 금융시장 이해 등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다.
단편적으로 지난해 서울대학교 합격자 배출 고등학교 중 자사고는 일반고에 비해 갑절이 넘었다는 교육업계 분석도 뒤따른다.
경쟁력을 놓고 보면 내용상 문제는 없지만, 뒤집어 보면 삼성 임직원 자녀 70%가 선배정되는 삼성고등학교가 '교육 불균형'이란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기도 하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지상파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학생 간 서열과 이에 따른 차별이 비춰지고 있다"며 "삼성고등학교의 등장에 이런 웃지 못할 상황이 보다 만연하게 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