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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수구초심 사회공헌 "신경분리해도 마음은 늘…"

농촌·소외 이웃 외면않는 조합 정신 위에서 새출발

임혜현 기자 기자  2013.12.04 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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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NH농협은행이 은행권 사회공헌활동에서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해 4월 전국은행연합회가 발표한 '2012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2012년 1277억원의 사회공헌활동비 지출로 은행권 최고를 기록했다.

분야별로도 △지역사회·공익 부분에 633억원을 비롯해 △서민금융 289억원 △학술·교육 223억원 △메세나·체육 126억원 △환경 및 글로벌 부분에 6억원을 지출하는 등 영역을 망라해 널리 환원하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가 보고서를 처음 발간한 2006년부터 작년까지 사회공헌활동비 합계에서도 단연 최고 수준이며 실제 연평균 1000여억원이 넘는 금액을 사용해 왔다.

  신경분리를 했지만 농협은행은 늘 농촌, 그리고 조합의 정신을 잊지 않는다. 농협은행 신입 행원들이 농촌봉사활동에 나선 모습. ⓒ 농협은행  
신경분리를 했지만 농협은행은 늘 농촌, 그리고 조합의 정신을 잊지 않는다. 농협은행 신입 행원들이 농촌봉사활동에 나선 모습. ⓒ 농협은행
지난해 2월 NH농협의 경제사업부와 금융사업부를 분할하는 사업구조개편을 단행한 지 2년 가까이 흘렀다. 이른바 신경분리로 농협은행은 이제 상호금융의 틀에서 시중은행에 더 가까운 모델로 변화해야 한다는 주문을 받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을 내고 대등한 경쟁을 치른다는 점에서의 시중은행화 과제와 별개로, 마음은 늘 과거부터 지켜온 조합과 상호금융의 알맹이를 간직하고 있다. 항상 농촌과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소명의식은 신경분리의 객관성 외의 영역에서 농협은행의 철학에 여전히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과 농촌, 지역사회의에 어떻게 보답할지 여전히 여기에 우선순위를 맞춘다는 것이다.

은행계가 저수익 장기화로 어려운 상황인 가운데 조직 가다듬기가 채 안 끝난 부분도 없지 않을 농협은행에서 큰 사회공헌 지출을 하며 상위권에 오른 것은 이런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의 사회공헌은 농협 뿌리에 대한 '수구초심'에 있는 셈이다.

고객행복헌장과 말동무 봉사, 공통점은?

농협의 사회공헌 역사는 이미 반세기를 헤아린다. 과거 농업협동조합 시절 농촌 일손돕기는 봉사라기보다는 고객·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생활이었다. 농협은행은 나눔경영을 강력히 추진했던 지난 50년 역사에 걸맞게 상생과 협력의 공익기관, 고객과 국민 모두의 행복을 최우선 가치 삼은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은행 출범과 동시에 '고객행복헌장'을 제정 선포하며 '행복채움금융'을 사업의 모토로 삼은 바 있다. 최우선 가치를 고객행복에 두고 고객·지역·생활 중심의 행복을 지향하는 일류은행을 목표로 고객행복운동 실천을 다짐한 것.

농협은행이 고객행복센터 직원들의 시간 할애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독거 어르신 말벗서비스'는 1300여명의 말벗천사(전화상담사)가 일주일에 두 번씩 독거 어르신들에게 전화를 건다. 복잡할 게 없는 구조지만, 사람의 품과 정성이 그만큼 들어가야 하고 노력과 정성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직한 상황 때문에 쉽지만은 않은 봉사다.

그럼에도 농협은행과 전화상담사들이 특화 서비스인 '말벗 서비스'를 꾸준히 이어오는 점은 정서적인 유다감과 안정감을 얻어가는 것을 보면서 얻은 뿌듯함이 크기 때문이다.

농촌에 홀로 거주하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젊은이들의 이농현상으로 힘든 일에 아직 매달리고 있을 뿐, 건강 등 챙길 요소는 많아지고 이런 세세한 일을 도울 사람은 주변에 없어 더 고생스럽게 느껴지는 악순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고독함을 느끼기도 쉽다. 작은 도움의 말 한 마디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니 쉽지 않은 봉사지만 반대로 뿌듯함도 크다.

따뜻한 말벗이 되는 와중에 노인들의 각종 생활 정보와 금융사기 대응방법 등도 알려주는 등 마을 사랑방 같은 역할이 유선상으로나마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점도 조합에 뿌리를 둔 금융기업으로서 농협은행의 자부심을 더하고 있다.

고객에겐 감동, 사회와 소외계층엔 사랑

금융상품으로 이윤을 창출, 소외계층을 위해 쓰는 점은 금융회사다운 면모를 잘 보여준다. 농협은행은 다양한 공익기금 금융상품을 개발해 저소득 소외계층지원 등 공익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행복한 대한민국 통장'은 저소득층 및 기초생활수급자, 독도사랑기금 등에 사용한다. '법사랑통장'은 어린이 범죄피해자, 기초법질서 확립 지원 등을 돕는다. 'NH희망채움통장'과 '채움 같이의 가치 예적금'은 저소득 소외계층지원에 초점을 맞춘다.

'채움 자연과 더불어 예금'은 환경보호와 국립공원 보전 등에 사용된다. 이 밖에도 '채움 다함께 미래로예금'과 '더 나은 미래 통장'은 농업농촌 환경개선과 미래꿈나무 육성을 위한 장학사업 등에 쓰인다.

  제빵봉사 장면. ⓒ 농협은행  
제빵봉사 장면. ⓒ 농협은행
본업인 은행업에서 일과 봉사를 병행할 수단을 개발, 실질적으로 끊이지 않는 사랑을 조달할 길을 마련한 것이다. 이런 상품을 통한 공헌 구조로 고객에게는 감동을, 사회와 소외계층에는 사랑을 주는, 모두가 행복한 구조를 일구고 있다.

아울러 농협은행은 문화와 예술 전파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문화를 누리는 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농업인을 위해 체험 기회를 늘리는 점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수단으로, 무료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뮤지컬부터 클래식, 국악, 가요 등 다루는 종류도 다양하다. 공연과 함께 △농수축산물 직거래 장터 △풍물놀이 △관객참여 즉흥무대 등 다함께 즐기고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올해는 30회 무료 공연을 통해 1만명의 농어촌 거주 지역민들이 문화 향유의 기회를 즐겼다.

농협인의 힘과 정성, 참된 재능나눔

농협은행의 사회공헌은 재능과 힘 그리고 정성을 나누는 일이기도 하다. 신충식 은행장의 슬로건인 '행복한금융'을 실천하는 농협은행은 임직원의 재능나눔 실천운동인 '행복채움금융'을 다양하게 내실화하고 있다.

행복채움금융교실은 금융교육은 물론 자녀진로상담·행복한가정 만들기·직원기살리기 등 고객니즈별 맞춤형 교육으로 전개된다. 여기에 행복채움전도사의 댄스교실, 창의북 만들기, 악기배우기 등 재미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더했다.

재능기부 천사인 '행복채움전도사'가 맞춤형 행복채움금융교육을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공로로 '행복채움금융'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주관하는 '제1회 대한민국 교육기부대회'에서 금융기관으로는 최초로 교육기부대상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농협은행은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 및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와 함께 김장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신충식 농협은행장(왼쪽에서 두번째), 조규만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와 정성환 신부(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 농협은행  
올해 농협은행은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 및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와 함께 김장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신충식 농협은행장(왼쪽에서 두번째), 조규만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와 정성환 신부(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 농협은행

여기에 농산물을 직접 다듬어 소외된 이웃에게 제공하는 김장 봉사 등 궂은 일에도 농협은행 임직원들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계 자본에 맞서 '든든한 민족은행'이라는 자부심으로 대응하며 역할을 해온 농협은행은 이제 새 출발의 국면을 겪고 있지만, 사회공헌을 오히려 다각화·내실화하면서 고객들이 그간 보여준 사랑에 보답하자는 정신을 늘 되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