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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띠 졸라매는 보험사 '구조조정'에 '본사이전'까지

삼성·알리안츠·하나생명 구조조정… KDB생명 종로→용산 이동

이지숙 기자 기자  2013.12.03 16: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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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보험사들이 악화된 경영환경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매출액이 수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급격히 떨어진 지급여력(RBC)비율을 높이기 위해 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에 나섰으며, 일부 보험사는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보험업계, 구조조정 확산되나

최근 업계 1위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창업 등 제2 인생을 설계하고 싶어하는 임직원을 상대로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임직원 전직을 유도하는 것은 인사적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사실상 이력감축 방안의 하나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약 100여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다.

외국계 보험사인 알리안츠생명도 10년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지난달 25일 이명재 알리안츠생명 사장은 사내 인트라넷 'CEO 메시지'를 통해 "회사 생존을 위해 현재의 과도한 인력비용 구조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현재 알리안츠생명 인력규모는 1650명 수준으로 24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4위이며 이런 구조로는 생보업계에서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알리안츠생명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지난 2000년과 2003년 이후 10년만이며 현재 사측은 노조에 협의를 요청한 상황이다.

앞서 하나생명도 임직원 207명의 25%에 달하는 51명을 희망퇴직시켰다. 그동안 실적이 저조한 설계사를 솎아내는 등 꾸준히 비용감축을 해온 하나생명은 설계사 조직이 줄며 지원부서에 유휴인력이 늘었고 이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았다.

한화손해보험 또한 최근 10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RBC비율 높여라" 재무건전성 강화 최선 

인력감축과 동시에 RBC비율이 낮아진 보험사들은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건전성 강화에 나섰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6월 말 기준 RBC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 이하로 내려가자 9월 이사회를 통해 16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메리츠화재도 추가 자본확충을 통해 9월 초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임대료 부담을 덜기 위해 본사를 이전하거나 사옥을 매각하는 보험사도 있다.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발행으로 자본 확보에 한계가 있는 만큼 불필요한 자산을 정리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 중구 올리브타워에 입주해 있는 KDB생명은 오는 20일까지 용산구 '아스테리움 서울'로 본사를 이전할 예정이다. 용산구로 이전하면 임대료를 지금보다 약 20~30% 절감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알리안츠생명은 지방 사옥을 비롯해 보유하고 있는 27개의 빌딩과 부동산의 매각을 추진하다가 중단했다. 알리안츠생명은 한꺼번에 팔기를 원하지만, 매입자들은 일부만 매입하기를 원하는 등 서로 간 조건이 맞지 않는데다 제값을 받기도 어렵다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