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화제가 된 영화 아이언맨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입었던 수트의 재료인 티타늄 생산길이 열렸다.
한국 생산기술연구원(원장 나경환, 이하 생기원)이 '티타늄금속 재생기술' 개발에 성공, 3일 기계가공 전문기업 ㈜한스코(대표 정창근)에 해당 기술을 이전한다고 밝혔다.
티타늄은 강철보다 가벼우면서 강도가 높고 부식에 강해 항공과 해양, 군수, 의료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는 희소금속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원재료는 물론, 티타늄 제조공정까지 해외 기술에 의존하며 극히 소량·고가로 생산해 왔다.
이와 관련, 생기원 주조공정연구그룹 문병문 박사팀은 지난 2011년부터 전자기유도장치 및 수소플라즈마를 활용한 '티타늄금속 재생기술' 개발에 착수해 2년여 만에 결실을 맺었다.
핵심은 티타늄 잉곳(금속을 녹인 후 주형에 넣어 굳힌 것)을 제품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 티타늄 스크랩(티타늄 가루)을 티타늄 잉곳으로 재활용하는 것. 티타늄 스크랩은 잉곳을 제품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불순물을 함유, 국내에서는 활용이 불가능해 저가로 수출해 왔다.
이번 기술 개발로 티타늄 스크랩 전량을 재활용, 이를 통해 연간 1500톤에서 2000톤의 티타늄 해외 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는 연간 4000톤에 달하는 티타늄 잉곳 수입량의 약 40~50%에 해당되는 양이다.
문 박사팀은 또 티타늄 스크랩을 재활용 하는 것 외에도 연속 주조 방식을 통해 비용절감 효과를 높였다.
생산기술연구원이 '티타늄금속 재생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원은 세계 첫 전자기유도장치와 수소플라즈마를 활용해 경쟁력을 갖췄다. 이에 따라 아이언맨 수트 재료인 티타늄 생산길도 활짝 열었다. 사진은 영화 아이언맨 중. ⓒ 소니 픽쳐스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
반면, 문 박사팀은 주조장치에 자동으로 원료를 공급해 전자기유도법을 통해 녹이고 연속 주조가 가능하도록 뽑아내는 구역을 별도로 뒀다. 따라서 하나의 잉곳을 만든 후 공정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기존 방식보다 생산원가를 50% 이상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광석에서 추출한 티타늄 스펀지는 상당량의 불순물을 거를 수 있지만, 산소와 같은 가스 불순물은 여전히 남는 단점을 지적돼온 가운데 문 박사팀은 세계최초로 수소플라즈마를 활용해 가스 불순물까지 완전 제거, 고순도의 티타늄 잉곳 주조가 가능하게 했다. 이 때문에 저 비용으로 높은 품질의 잉곳을 생산할 수 있는 원천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생기원은 이날 오전 10시, 대전에 위치한 국립중앙과학관에서 ㈜한스코와 MOU를 맺고 '티타늄 재생기술'을 이전한다.
기술을 이전 받은 ㈜한스코는 2016년 티타늄 잉곳 양산을 목표로 고순도 티타늄 잉곳 정련주조설비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 설비가 완성되면 연매출 500억원 규모의 티타늄 생산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현재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티타늄 잉곳의 역수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문 박사는 "티타늄 수요량이 늘고 있지만 소량으로 비싸게 생산돼 사용에 제약이 컸다"며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된 원천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희소금속 보유량이 적은 우리나라의 미래 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티타늄 세계시장은 2012년 기준 약 3조1000억원 규모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매년 10%씩 성장하는 추세이다. 국내 시장 역시 2012년 기준 약 8000억원으로, 2010년 4000억원에 비해 2배가량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