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마른 수건 다시 짜기' 간소해진 증권사 연간 전망 포럼

실적부진 반영 본사서 조촐히…건너뛰는 업체도 수두룩

이정하 기자 기자  2013.11.27 17:27:1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금융투자업계의 리서치포럼이 대부분 단출하게 진행돼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업계의 실적부진을 그대로 반영하듯 대다수 증권사들이 본사 강당에서 조촐하게 포럼을 진행하고 있는 것. 

일명 증권업계 '빅5'의 경우 특히 변화가 두드러졌다. 지난해까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증시포럼을 개최했던 KDB대우증권은 올해는 아예 연간 전망포럼을 생략했다.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본사 강당에서 조촐하게 진행했고 현대증권도 금융투자교육원의 강당을 빌려 간소하게 실시했다.

달라진 변화에 대해 해당 증권사들은 "비용 절감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답한다. 호텔 등 고급 회의장에서 포럼을 진행할 경우 대여료를 비롯해 음식값, 기타 비용 등을 감안하면 억단위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업황 악화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리서치 포럼 진행 자체가 선방에 가깝다는 부연도 들을 수 있었다.

몇 년 전만에도 내년도 전망을 내놓는 증권사 연간 전망 포럼에서는 유명가수 등을 초청해 볼거리까지 마련하는 등 화려함을 자랑했지만 장기 경기침체로 증권 업황 자체가 힘을 잃으면서 조용히 개최하거나 자료로만 대체하는 곳도 태반이다.

리서치포럼의 중단 또는 축소는 비단 나머지 10대 이내 대형사나 중소형사도 마찬가지다.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역시 본사에서 리서치포럼을 진행했고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부터 연간 전망 포럼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개그콘서트' 패러디 영상제작으로 눈길을 끌었던 신영증권도 올해는 연간 전망에 대한 다른 계획을 잡지 않았다.

연간 전망 포럼이 최소 비용으로 진행되면서 과거 오전부터 시작되던 프로그램 일정도 오후로 변경됐다. 오전부터 행사를 진행할 경우 점심식사 등을 제공해야 하지만 오후부터 진행할 경우 간단한 다과 정도만 준비하면 되기에 시간 자체가 변경된 것이다. 실제 본사에서 연간 전망 포럼을 진행됐던 대다수 증권사들이 오후 1시부터 행사를 열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권업계 칼바람에 난무한데 따로 돈을 들일 여력이 없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비용절감이라는 측면도 없진 않지만 예전에 비해 투자자들과 수시 접촉하는 경향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라는 답변도 나왔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전문가 집단인 기관투자자들도 행사 진행 참석을 부담스러워 한다"며 "과거와 달리 연간 전망 포럼에 대한 무게가 줄었고 상시 접촉하고 만나는 등 리서치센터 보폭이 넓어지면서 굳이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고 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