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은 국제 브랜드 카드가 국내사용액에 부과하던 결제수수료를 낮춰 연회비 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제 브랜드 카드의 이용수수료를 낮춰 소비자의 연회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
그동안 비자나 마스터카드 등 국제 브랜드 카드는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도 결제액의 0.04%에 달하는 결제수수료를 챙겨 비난을 받아왔다. 국내카드사의 결제망을 이용하는데도 결제수수료를 받아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국제 브랜드 카드에 상반기에만 887억원 로열티
최근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매년 카드사들이 국제 브랜드 카드사에 지급한 로얄티는 평균 약 1400억원에 달한다.
로열티에는 국제 브랜드 카드를 발급하는데 드는 수수료와 유지수수료, 국제카드사의 해외결제망 이용 대가인 국내외 사용분담금 등이 포함된다. 지난 201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약 2년 반 동안 국내 카드사들은 국제카드사에 모두 3751억원의 로열티를 지급했으며 올해 상반기만 해도 887억원의 로열티가 발생했다.
그러나 900억원 가까운 로열티 중 국내사용 분담금은 664억5900만원으로 75%를 차지해 국내 자체망을 이용한 결제로 세어나간 수수료가 대부분이었다. 해외사용 분담금은 101억2500만원으로 11%에 그쳤으며 카드발급·유지수수료가 14%였다.
이러한 로열티 때문에 현재 국제 브랜드 카드는 국내 전용카드보다 연회비가 3000~5000원가량 높게 책정돼 있다.
더군다나 국내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 명목으로 연간 수백억원을 국제 브랜드 카드에서 지급받으며 최근까지 국제겸용 카드 발급을 권유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유 의원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신한카드는 국제 브랜드 카드로부터 152억3400만원, 롯데카드는 78억3200만원, KB국민카드는 51억9200만원, 외환카드는 33억89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받았다.
◆카드업계 "수익감소 확실, 부담 크다"
이러한 관행을 없애고자 금융당국은 올해 안에 국제 브랜드 카드의 연회비 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국내 사용분의 경우 사용한 만큼에 대해서만 연회비를 차등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각 카드사들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올해 안에 개선안을 마련해 내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경우 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연회비를 부과하지 않고 사용액에 대한 연회비도 3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용수수료의 경우도 현재 결제액 연동 방식에서 벗어난 체계를 검토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카드업계도 이번 체계 개편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연회비 산정 시스템을 변경해야 하는 등 시스템 정비 부담과 더불어 수익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회비 체계가 변경되기 때문에 수익감소는 확실해 보인다"며 "대출금리 인하 등 수익감소 요인이 계속해서 늘고 있어 카드사 입장에선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