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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면 때문에 배배 꼬인 팔도라면…'리뉴얼'로 풀릴까?

반짝인기 이후 점유율 급락…"떨어질 만큼 떨어져 이제는 올라갈 때"

조민경 기자 기자  2013.11.26 17: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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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빨간국물 일변도이던 국내 라면시장에 하얀국물라면 열풍을 일으키며 라면시장 강자들을 긴장케 했던 '꼬꼬면'. 출시와 함께 라면시장 트렌드를 바꿔놓으며 업계에 큰 반향을 가져왔음은 물론 '팔도'라는 브랜드(현재는 사명)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킨 계기가 된 제품이다. 그러나 꼬꼬면의 인기는 1년을 채 이어가지 못했고, 덩달아 하얀국물라면 열풍도 '1년 천하'로 막을 내렸다. 이에 꼬꼬면을 기반 삼아 라면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려던 팔도의 목표달성에도 제동이 걸렸다.

꼬꼬면은 2011년 8월초 초도물량을 시작으로 본격 출시됐다. 꼬꼬면은 앞서 그해 3월 '남자의 자격'이라는 예능프로그램 중 라면경연대회에서 개그맨 이경규가 선보인 것을 제품화한 것으로, 방송을 통한 홍보효과에 힘입어 출시 초반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꼬꼬면 인기에 팔도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증가세를 그렸다. 꼬꼬면 출시 당월인 2011년 8월 팔도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10.5%로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그해 12월에는 12.9%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호기심 수요가 점차 줄어들어 꼬꼬면 인기를 해를 넘기면서 하락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꼬꼬면으로 상승세를 그렸던 팔도의 점유율은 2012년 1월 10.6%로 떨어졌다.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그해 10월에는 7.2%, 12월에는 꼬꼬면 출시 이전과 비슷한 6.5%까지 급락했다.

◆반짝인기에 과도한 투자 '뭇매'

꼬꼬면 인기가 추락하자 팔도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빨간국물라면인 '男子(남자)라면'과 '앵그리꼬꼬면'을 꼬꼬면 2, 3탄 제품으로 내놨다. 꼬꼬면 브랜드를 확장하는 동시에 소비자 니즈, 시장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으로 시장점유율 회복에 나선다는 전략이었다.

   팔도가 꼬꼬면 리뉴얼(우)을 통해 라면시장 점유율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 팔도  
팔도가 꼬꼬면 리뉴얼(우)을 통해 라면시장 점유율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 팔도
이러한 노력에도 팔도는 지난해 계획했던 라면사업 부문의 매출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했다. 연초 꼬꼬면의 인기와 2, 3탄 제품의 호조로 라면사업 부문에서 2500억원의 매출을 목표했으나 1900억원을 달성하는데 그쳤다. 전체 매출 역시 목표했던 4000억원에 미치지 못한 3362억원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팔도 관계자는 "연초 꼬꼬면 인기 열풍으로 목표를 높이 잡았다"면서 "그러나 이후 꼬꼬면 매출이 감소하면서 목표달성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꼬꼬면과 꼬꼬면 브랜드 제품들의 인기가 지속되지 못한데다 매출 역시 목표에 미치지 못하면서 팔도의 꼬꼬면에 대한 투자문제가 불거졌다. 꼬꼬면의 반짝 인기에 비해 투자가 과도하지 않았냐는 지적이 제기된 것.

팔도는 꼬꼬면이 한창 인기를 끌자 원활한 공급을 위해 기존 이천공장의 봉지면 라인 2개를 증설해 총 7개 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또한 460억원을 들여 나주에 라면공장을 건립하고 봉지면 라인 1개를 가동했다. 그러나 꼬꼬면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일부 봉지면 라인이 멈춰있는 것으로 알려져 무리한 투자라는 비난을 샀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잘못 알려진 사실로, 공장 라인 가동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지금도 공장은 24시간 풀로 돌아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리뉴얼된 꼬꼬면, 인기 회복할까? 

한편, 팔도는 최근 꼬꼬면 리뉴얼을 통해 라면시장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꼬꼬면의 칼칼한 향과 맛을 줄이고 담백하고 순한 맛을 강화해 마니아층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제품으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판촉·할인 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꼬꼬면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꼬꼬면의 매출과 점유율은 떨어질 만큼 떨어져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리뉴얼된 제품은 기존 꼬꼬면 보다 훨씬 더 맛있어졌다"며 "고객들도 맛을 보게 되면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꼬꼬면 리뉴얼이 당장 올해 매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올해 라면사업 부문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라면업계 일각에서는 팔도의 꼬꼬면 리뉴얼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팔도가 비빔면과 같은 계절면과 왕뚜껑 등 용기면에서는 저력을 보이고 있지만 봉지면에서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꼬꼬면 리뉴얼을 통한 인기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