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롯데면세점 '한류 패션 키우기' 성공전략 꼽아보니…

이원준 대표 "면세점 잘 활용하면 토종브랜드 성장 디딤돌"…분기마다 직접 상품설명회

전지현 기자 기자  2013.11.26 16:29:0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이원준 롯데면세점 대표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인 국내 패션 브랜드가 결실을 맺고 있다. 이 대표는 롯데백화점 상품부문장을 시절부터 국내 패션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아낌없이 쏟아왔다. 이 대표는 "국내 브랜드는 마케팅과 디자인에 대한 조언만으로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원준 대표는 분기마다 상품설명회를 직접 주재한다. 패션 잡화, 쥬얼리, 화장품 등 전 브랜드 상품기획자(MD)들은 모든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는 이 설명회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고 최신 트렌드에 대해 발표한다. 치열한 토론을 통해 브랜드 입점 여부부터 입점 후 지원 방향까지 열띤 '논의의 장'을 펼치는 곳인 셈이다.

   롯데면세점 CI. ⓒ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 CI. ⓒ 롯데면세점
설명회를 통해 입점이 결정된 대표 가로수길 브랜드는 '힐리앤서스'와 '라빠레트'. 이 대표는 가로수길 브랜드로써 롯데면세점에 최초로 입점한 용산 후암동의 '힐리앤서스' 공장을 직접 찾으며 매달 국산 브랜드 공장 방문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트렌드 파악은 현장에서 직접 느끼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며 MD들이 신사동 가로수길, 압구정동 등 국내외 쇼핑객이 많이 찾는 곳 방문을 독려하곤 한다.

◆3년간 46개 브랜드 해외고객에 소개

이렇게 탄생한 롯데면세점 국산 브랜드 중 대표적 히트 상품은 '블랙마틴싯봉'. 지난 8월에 입점한 '블랙마틴싯봉'은 디자인이 다른 신발 한 짝을 하나 더 제공해 두 가지 스타일 연출이 가능한 '론리 슈즈'를 선보였다. 참신한 디자인 제품으로 3평 남짓한 소공동 본점에서 매월 2억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11월에는 장어 가죽 활용한 가방 '뽐므델리'가 입점했다. 장어 가죽은 소가죽에 비해 1.5배 질기지만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제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롯데면세점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지퍼를 숄더백과 크로스백 제품에 적용했다. A4 용지가 들어갈 수 있는 큰 사이즈 가방 제작도 제안했다. 현재 독특한 제품을 좋아하는 국내외 고객들에게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원준 롯데면세점 대표(왼쪽에서 6번째)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왼쪽에서 7번째)이 지난 8일 미국 비벌리힐스 중소기업 제품 전용 매장 오픈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롯데면세점  
이원준 롯데면세점 대표(왼쪽에서 6번째)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왼쪽에서 7번째)이 지난 8일 미국 비벌리힐스 중소기업 제품 전용 매장 오픈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은 최근 3년간 46개 국내 브랜드를 해외 고객에게 소개했다. 이에 힘입어 국산 브랜드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40% 가까이 증가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국산 브랜드 매장 면적을 80% 넓힌데 이어 향후 추가적인 확대를 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고객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국내 브랜드 육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인지도가 낮은 국내 패션 브랜드가 바로 정규 매장에 입점 할 때 드는 개설 부담을 줄여준다.

◆전방위 조언…韓 패션브랜드 성공안착 견인

롯데면세점은 팝업스토어 판매 추이 분석으로 디자인 및 제품 구성 등 마케팅 전반에 조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입점 후 성공적인 안착에 도움을 주고 있다. 강남 지역 유일한 면세점인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은 지리적 장점을 살려 해외 관광객에게 한국 패션트랜드를 볼 수 있도록 매장 입구에 제이에스티나, 육심원 매장을 배치하기도 했다.

   이원준 롯데면세점 대표이사가 힐리앤서스 공장을 방문해 캘리 남 힐리앤서스 대표에게 상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롯데면세점  
이원준 롯데면세점 대표이사가 힐리앤서스 공장을 방문해 캘리 남 힐리앤서스 대표에게 상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롯데면세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과 매거진을 통한 홍보 역시 국내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큰 역할을 한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유통업계 최대인 40만의 페이스북 팬을 보유했다.

인터넷면세점에 입점한 '몰더'를 페이스북에 게재한 다음날 외국인 관광객이 인쇄된 종이를 들고 상품을 찾을 정도로 롯데면세점 페이스북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원준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명품으로 알려진 해외 유명 브랜드들도 처음에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색다른 시도와 노력으로 현재의 명성을 갖게 됐다"며 "국내 패션 브랜드도 재능 있는 디자이너들이 까다로운 국내 고객에게 품질과 디자인을 검증받은 만큼 K-fashion 역시 전세계에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조언했다.
 
◆해외매장 동반진출, LA 중소기업 위해 전용매장 개설 지원

인도네시아, 괌, 싱가포르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롯데면세점은 해외매장에 국산 패션 브랜드를 소개함으로써 해외 진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오는 2015년 글로벌 탑2를 위해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는 롯데면세점은 해외 매장 개설시마다 국내 브랜드 입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MCM, 러브캣 등이 입점했고, 싱가포르 창이 공항점에서는 제이에스티나가 고객을 맞고 있다.
지난 8일 LA 베벌리힐스에 오픈한 중소기업 전용매장 '케이소호 베벌리힐스(K.Soho Berverlyhills)'의 경우 롯데면세점이 매장위치 선정부터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롯데면세점은 케이소호 베벌리힐스의 바닥재를 원목으로 선정함으로써 고객에게 따뜻한 느낌과 친숙함을 더하게 했다.

아울러 반짝이는 쥬얼리 브랜드를 매장 입구에 배치함으로써 매장 앞을 오가는 고객의 발길을 유도했다. 매장내 동선을 신사동 '가로수길'처럼 설정,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매장 전체 제품에 관심을 갖고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원준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국내 패션 브랜드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면세점은 다양한 해외 고객들이 찾는 유통 채널인 만큼 국내 브랜드가 성장하는 데 디딤돌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