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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뜨거운 감자 'QM3'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

노병우 기자 기자  2013.11.26 10: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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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20일 오전 8시30분. 르노삼성자동차가 전국 영업소에서 일제히 'QM3'에 대한 예약판매를 시작한 지 불과 7분 만에 한정물량 1000대가 모두 소진됐다. 이는 분당 143대가 팔려나간 꼴이며, 내년 3월 이후의 물량에 대해서까지 사전예약이 밀려들었다.

이처럼 QM3가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QM3가 이미 유럽에서 '캡쳐(Captur)'라는 차명으로 물량이 달릴 정도의 돌풍을 일으키는 등 성능과 디자인 면에서 검증받은 모델이기 때문이다.

또 QM3는 스페인에서 생산돼 르노삼성차가 국내로 물량을 전량 수입해오는 이른바 수입차임에도 불구하고, 출시가격은 현지보다 최대 800만원 가량 낮게 책정됐다. 수입차라면 당연히 현지보다 비쌀 것이란 통념을 깨버린 것이다.

일각에서는 르노삼성차가 국내 운송비와 관세 부담이 있었음에도, 유럽 현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한 게 QM3의 열풍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과감한 마케팅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여기에 QM3는 기존 틀로는 정의내리기 힘든 정체성도 장점으로 부각됐다. 쉽게 말해 QM3는 국내 브랜드가 판매하는 수입차다. 따라서 국산차라 생각하면 국산차로, 수입차라고 생각하면 수입차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비록 수입차에 해당하지만, 전국 450개에 달하는 르노삼성차 A/S망을 통해 관리도 받을 수 있는 것 또한 흥행요소에 한몫했다.

어떻게 보면 르노삼성차의 QM3 출시는 절박한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 속에서 QM3 초반 전략은 아주 효과적이고, 시장 반응 또한 폭발적이다.

그만큼 QM3는 최근 수년 간 판매부진을 겪어온 르노삼성차에겐 '복덩이'이나 다름없지만, 한편으로는 이번 흥행이 르노삼성차 입장에서 달갑지만은 않다.

QM3가 대박 조짐을 보이며 흥행 돌풍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가격이 오히려 르노삼성차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값이 저렴한 모델은 이윤이 적기 때문에 많이 팔려도 웃을 수만은 없다.

이와 더불어 국내 생산과 달리 수입차는 환율 변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환율에 따라 가격 하락은 가능하지만, 그 반대 상황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게 되면 소비자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현 가격대와 물량 공급 시스템으로는 QM3가 르노삼성차의 주된 수익 모델이 될 수 없다. 특히 르노삼성차의 부산공장은 닛산의 로그와 미쓰비시 모델도 생산될 계획이다. 하지만 정작 일부만 바꾼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제외하면 르노삼성차는 최근 몇 년간 추가 없이 4개 차종(SM3, SM5, SM7, QM5)만 부산공장에서 생산 및 판매하는데 급급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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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르노삼성차가 본질적인 분위기 전환을 꾀하려면 자체 신차 모델 개발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앞서 언급한대로 최근 부산공장은 신차를 개발, 생산, 판매하는 정상적인 구조가 아니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일부분으로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이 자생력을 잃고 '글로벌 하청기지'로 전락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