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공석이던 증권 유관기관장 자리가 하나둘 채워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초 한국거래소의 이사장 취임에 이어 이달 22일 한국예탁결제원의 차기 사장이 선출됐습니다.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는 코스콤의 경우 아직 뚜렷한 일정이 잡히지 않았지만, 금융투자업계 시선을 한 몸에 받는 만큼 차기 인선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취임한 증권 유관기관장들을 살펴보면 하마평에 오른 유력후보가 취임까지 이른 사례가 유난히 많았습니다. '깜짝 발탁'은 없었던 셈이죠.
거래소 이사장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인물은 모두 11명으로 이 중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과 함께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 회장, 임기영 전 대우증권 사장, 우기종 전 통계청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었습니다.
그러나 서류전형 심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조기탈락자들이 줄줄이 나오면서 최 전 사장이 무난하게 새 이사장 자리를 꿰찼습니다. 예탁결제원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 전부터 특정 출신 후보가 사장으로 올 것이라는 말이 무성하더니 풍문은 이내 사실이 됐습니다.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들이 속속 차기 수장으로 취임하면서 업계에서는 내정설이 솔솔 제기됐습니다. 애초 자리 주인이 정해져 있었다는 뻔한 얘기죠. 나머지 후보들은 결국 들러리만 섰다는 씁쓸한 말과 함께 청와대 내정설까지도 나왔습니다.
사실이든, 아니든 이번 증권유관기관장 대다수가 모피아(MOFIA·옛 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관치금융 논란만큼은 정면회피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됩니다.
행정고시 14회 출신인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세심판원장, 세제실장, 서울중부국세청장, 조달청장 등을 역임했으며 예탁원의 유재훈 신임 사장도 행정고시 26회로 재경부와 금융위원회를 거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맞물려 코스콤 차기 사장 역시 기획재정부 출신 인물이 올 것이라는 소문과 함께 특정인물까지 거론되고 있는데요. 퍼즐처럼 착착 맞아떨어지는 풍문에 대해 관련 기관 관계자는 "아직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과거 경험을 비춰 볼 때 이 같은 풍문에 오히려 믿음이 가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