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연구진이 유리 같은 부도체에 전도성 채널을 만들어 전류를 흐르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김태근 교수가 주도하고 김희동 박사과정 연구원(제1저자) 등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 등의 지원으로 수행돼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지에 지난 11일 온라인판 게재됐다.
25일 미래부에 따르면 이번 기술은 가시광 영역부터 심자외선 영역까지 95% 이상의 투과도를 가지는 유리 같은 부도체에 전류를 주입하게 될 경우 다양한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투명전극의 소재로 활용할 수 있어 주목된다.
유리 같은 물질은 가시광선뿐만 아니라 자외선에 대해서도 높은 투과특성을 보이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류가 흐르지 않고, 반도체 물질과 접촉 때 전류주입이 어려워 전극물질로 고려되지 않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전류가 흐르지 않는 유리 같은 산화물 내부에 전도성 채널을 만드는 방식으로 투과도가 높은 유리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전류가 통할 수 있도록 하는 투명전극 기술을 개발, 투과도가 뛰어나지만 부도체인 유리의 한계를 극복했다.
투명전극 소재로 쓰이던 기존 ITO 전극보다 높은 투과도를 가지면서도 전도성이 낮아 전극물질로 쓰이지 못했던 유리 같은 물질도 투명전극 소재로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ITO는 가시광 영역에서 널리 사용되는 산화주석(tin oxide)에 인듐(Indium)을 첨가한 투명재료다.
이와 관련 향후 유리 투명전극이 개발되면 가시광 LED, OLED, 태양전지, LCD 패널 등 고체조명 및 디스플레이 분야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발된 유리 투명전극은 가시광 영역뿐만 아니라 자외선 영역에서도 95% 이상의 높은 투과특성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이번 결과로 자외선 영역에서 투과도가 떨어지는 ITO 전극의 한계를 극복해 위폐감별, 살균, 수질정화 등에 쓰일 수 있는 자외선 LED 및 센서와 같은 자외선 영역의 신규시장 개척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핵심은 유리 내부의 산소 또는 질소 결함(vacancy)을 제어해 전류가 흐를 수 있는 채널을 만든 데 있다. 전압차를 이용해 투명전극의 주성분인 유리산화물 내부의 금속원소와 산소 또는 질소 간 결합이 끊어지면서 금속원소 주변으로 생겨나는 채널을 통해 전하가 이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태근 교수는 "유리의 주성분인 석영(SiO2)과 같이 매장량이 풍부하면서도 전기화학적으로 안정한 물질을 이용해서 가시영역을 넘어 자외선 영역에서까지 활용할 수 있는 투명전극 기술을 개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