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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대형마트 3사, 김장철 할인 3파전…실속왕은?

이마트 업계 최저·4인 비용 18만4227원…홈플러스보다 1만1861원 낮아

하영인 기자 기자  2013.11.25 14: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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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배추요? 아침 9시면 모두 동이 납니다. 영업시작 후 평균 1시간에서 1시간 반이면 다 팔리고 있죠." -이마트 서울 용산점

지난 20일 오전 11시. 이마트 용산점의 배추는 이미 모두 팔려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올해는 유례없는 배추 풍년으로 배추와 김장 부재료 값이 큰 폭 떨어지면서 직접 담가 먹겠다는 소비자가 늘어난 이유에서다.

   지난 20일 김장을 담그기 위해 롯데마트를 방문한 주부들이 재료를 고르고 있다. ⓒ 프라임경제  
김장을 담그기 위해 롯데마트를 방문한 주부들이 재료를 고르고 있다. ⓒ 프라임경제
이와 관련 60대 주부 김모씨(용산구)는 "매번 담가 먹다 한동안 배추 값이 비싸 포장김치를 사먹었으나 올해는 오랜만에 직접 담가 먹을 예정"이라며 "세 망 사러왔는데 값이 저렴하다보니 네 망을 집었다"고 말했다.

본격 김장철을 맞아 대형마트들이 할인전에 나선 가운데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대형마트 세 곳을 직접 돌아본 결과 이마트 김장비용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인기준 김장비용은 이마트 18만4227원, 롯데마트 18만4235원, 홈플러스가 19만6088원이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10원 미만의 근소한 차이를 보였으나 홈플러스와 이마트는 1만1861원이나 차이가 났다.

◆새우젓·쪽파 가격차 큰 가운데 이마트 가장 싸

이번 조사에서 배추와 무 중심의 김장재료 13개 품목 가격을 마트별로 따져보니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것은 '새우젓'이었다. 홈플러스에서 파는 새우젓(100g)은 2000원으로 롯데마트 1000원에 비해 2배 비쌌고 쪽파(100g)는 이마트에서 558원이었으나 홈플러스에서는 298원에 판매해 가격이 0.8배가량 높았다.

   국내 대형마트 3사 4인 가족 기준 김장 비용 비교 (단위 : 원)  
국내 대형마트 3사 4인 가족 기준 김장 비용 비교(단위 : 원). ⓒ 프라임경제
세 번째로 큰 가격차를 보인 것은 '고춧가루'였다. 각사별 저렴한 대표상품으로 선보이는 PB(자체브랜드)상품을 조사했더니 이마트 태양초 국산 고춧가루(1.8kg)는 2만7900원, 롯데마트 초이스엘 고춧가루(1.8kg) 4만5900원, 홈플러스 알뜰상품(1.8kg) 4만8800원에 판매 중이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고춧가루 가격 차액은 1161원으로 약 0.75배 비쌌다.

   올해 배추 풍년으로 김장비용이 대폭 줄자 대형마트들은 김장 재료 할인전에 봇물을 이루고 있다. ⓒ 프라임경제  
올해 배추 풍년으로 김장비용이 대폭 줄자 대형마트들이 김장 재료 할인전에 앞다퉈 나섰다. ⓒ 프라임경제
37년 만에 최대 풍년을 맞아 아이러니하게도 울상을 짓는 농가를 위해 대형마트가 앞장서 특별 유통에 나선 배추의 경우 업체별 한 포기 가격은 이마트 950원, 롯데마트 950원, 홈플러스 1000원이었다.

홈플러스 배추가 50원 비쌌으나 무는 개당 1000원에 판매하며 롯데마트 (1500원)와 이마트(1350원)에 비해 최대 500원 이상 저렴했다.

아울러 김장에 쓰이는 제조사 납품 제품 조사에서도 대형마트 세 곳 중 이마트의 판매가가 가장 저렴한 수준이었다. '청정원 제주도모슬포 멸치액젓'과 '청정원 신안섬 보배 굵은소금(5kg)'은 이마트(2860원·9440원), 롯데마트(2870원·9450원), 홈플러스(3000원·9900원) 순이었다.

◆원재료값 떨어졌지만 포장김치 가격 그대로.. 왜?

김장에 사용되는 원재료 값이 전반적으로 대폭 하락하며 포장김치 판매가 줄었지만 식품대기업들이 판매하는 포장김치 가격에는 변동이 없었다. 포장김치의 경우 정부의 물가 규제대상인 만큼 가격 조정이 힘들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배추 풍년으로 김장 비용이 줄어든 가운데 포장김치 가격은 하락했다. 그러나 포장김치 가격은 지난해보다 상승했거나 변동없이 유지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배추 풍년으로 김장 비용이 줄어든 가운데 포장김치 매출도 감소했으나 포장김치 가격은 지난해보다 상승 또는 변동없이 유지되고 있다. ⓒ 프라임경제
대형마트 기준 11월 현재 배추 값은 포기당 950~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60∼70% 떨어졌다. 앙념류와 관련 수산물 가격도 20∼30%가량 내려갔다.

이 같은 원재료값 감소세에 따라 지난 11일부터 22일 이마트 포장김치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1%, 절임배추는 18.1% 감소했다.

포장김치 판매가 줄자 홈플러스 영등포점은 기존 2넥이었던 구역을 1넥으로 줄였다. 줄어든 공간은 반찬류로 대체했다. 1넥은 상품진열대 한 칸 정도의 공간이다.

그러나 지난 20일 롯데마트 서울점에서 살펴본 '대상 종가집(3.4㎏) 맛있는 포기김치'는 2만8500원으로 같은 기간 2만6200원에 비해 약 9% 오른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같은 종류의 1.9kg, 1kg 포장김치는 각각 1만6900원과 9900원으로 지난해 1만5900원, 9100원과 비교해 6.2%와 8.7% 정도 비싸졌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동원 양반포기 김치(kg)'는 1만8200원으로 지난해와 가격이 같았다.

   김장 비용이 줄어들자 직접 김장을 담가 먹겠다는 소비층이 증가하면서 대형마트 내 김장재료가 날마다 동이나고 있다. ⓒ 프라임경제  
김장 비용이 줄어들자 직접 김장을 담가 먹겠다는 소비층이 증가하면서 대형마트 내 김장재료가 날마다 동이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이에 대해 문성준 종가집김치 팀장은 "통상 배추가격이 떨어지면 소비자들이 포장김치를 사먹지 않고 김장을 담가 먹어 포장김치업체는 기본고정비도 유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런 이유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데 표시가격을 조정할 경우 대형마트와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며 "협상에 드는 기간만도 한 달가량 소요되고 시의적절한 가격 조정이 불가능하다"고 말을 보탰다.

또한 문 팀장은 "상황이 이렇다보니 배추가격이 떨어진 지난 10월말부터 20~30% 할인행사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내렸다"며 "작년에도 (김장철인) 9~11월이 지나고 올 초 1, 2월 배추가격 급등으로 할인행사를 종료,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