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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 빠진 KT, 이석채 라인 '줄 도마' 위

차기 오너십 기대만큼 관심 집중…대대적 조직개편 예고

최민지 기자 기자  2013.11.25 11:2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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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12일 이석채 KT 회장의 사임 후 후임 인선을 두고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가 구성된 가운데 25일 공모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KT 수장이 바뀌는 만큼 차기 오너십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지만, 이를 둔 뒷말 또한 무성하다. 그간 낙하산 인사로 떠오른 주요임원들의 자리보존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뿌리에 가지마저 불안한 형국이다. 이 전 회장 라인이 줄 도마에 오르고 있다.

KT(030200) 차기 회장 선임 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가 단행되면 그간 거론된 낙하산 임원들의 자리보존도 위태로울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면 주요인사도 개편되는 것처럼 KT 차기 회장의 등장은 그에 따른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석채 전 KT 회장은 전·현직 정권 인사를 유독 많이 등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회장은 당시 이 같은 영입을 통해 KT 곳곳에 주요 인물들을 포진시켰다는 것. 최근 최민희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소위 '낙하산 인사'로 분류되는 KT 인사는 36명으로, 이명박 전 정부와 박근혜정부 인사가 대부분이다.

◆MB정권 출신 핵심멤버, 김은혜 전무·임현규 부사장 향후 거취는?

   KT가 새로운 수장을 찾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선 가운데, 이석채 라인으로 꼽히는 낙하산 인사들의 거취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 KT  
KT가 새로운 수장을 찾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선 가운데, 이석채 라인으로 꼽히는 낙하산 인사들의 거취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 KT
이 중 김은혜 커뮤니케이션실장(전무)은 대표적 낙하산 인사로 영입 당시부터 논란이 일었던 인물이다.

김 전무는 이명박정권 당시 청와대 대변인으로 활동했는데, 민주당 소속 위원들은 낙하산 인사를 위해 없는 보직을 새로 만들어 자리까지 마련했다며 맹렬히 비난했었다. 김 전무는 앵커 출신으로 통신 관련 경력이 전무한 데다, 30대 전무 인사는 파격적이라 정권에 편승한 인사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차기 회장 선출절차가 다가옴에 따라 김 전무의 향후 거취도 함께 주목되고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김 전무가 다른 곳을 물색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고, KT 내 다른 인사가 KT 일부 직원들에게 이를 해명했다는 '카더라 통신'도 들리고 있다.

최 의원은 임현규 KT 비즈니스서비스 추진실 부사장이 KT에 영입될 당시 공채로 영입됐지만, 과정에서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이 전 회장에 "잘 봐 달라"고 부탁했던 내용을 시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 MB 대선캠프 홍보단장 출신인 임 부사장은, 지난 2007년 대선 때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5개월을 선고받아 복역하고, 이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출소하며 '박근혜 저격수'라 불리기도 했다.

현재 임 부사장은 이 전 회장 사퇴 나흘 전인 지난 8일, 영입 4개월 만에 연구위원으로 발령받은 상태다. 이에 사실상 퇴직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KT 내 친박계 인사들 무사할까?

이 전 회장의 사퇴와 함께 홍사덕·김병호 새누리당 전 의원도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KT 고문으로 영입돼 활동 중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7월2일 성명서를 통해 "이들 두 사람은 통신 분야에 대해 그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 않아, 결국 이들의 영입은 정권에 줄을 대기 위한 로비스트를 영입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홍 고문은 박근혜 대선후보 선대본부장, 김 고문은 박근혜 대선캠프 공보단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특히, 홍 고문은 지난 2007년과 2012년 대선 당시 박 대통령 경선캠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직을 맡고 있다.

상임의장 선임과 관련, 청와대의 보은인사가 아니냐는 후문이 돌 정도로 대표 친박 원로 인사인 6선 의원 출신 홍 고문은 지난해 9월 불법 정치자금 6000만원을 받은 의혹이 제기돼 탈당을 선언했었다. 이후 올해 1월 벌금 300만원·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전 회장은 지난 3일 사임의사를 밝힌 이메일에서 "매년 경쟁사 대비 1조5000억원 이상 더 많이 인건비가 소요되지만, 이 같은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인력구조를 가진 기업이라 보기 어렵다"며 "임원수를 20% 줄이고 그간 문제가 제기된 고문과 자문위원 제도도 올해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초 홍 고문을 비롯해 여러 고문과 자문위원들이 줄줄이 사퇴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으나, KT 내부에서는 새로운 회장으로 바뀌는 시점에 이 전 회장의 이 같은 선언에 대한 약발이 얼마나 통하겠느냐는 분위기 퍼지고 있다. 다만, 낙하산 인사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차기 회장이 선임됨에 따라 이에 대한 인사단행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4일 '낙하산 인사'로 분류되는 KT 전·현직 인사 36명 명단을 공개했다. ⓒ 최민희 의원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낙하산 인사'로 분류되는 KT 전·현직 인사 36명 명단을 공개했다. ⓒ 최민희 의원실

◆이석채 빠진 이석채 라인…석호익 고문·사외이사 관계도

이 전 회장과 직접 연관된 인사 역시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12일 KT 새노조·언론개혁시민연대 등이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박태언 스카이라이프 노조 지부장은 "스카이라이프에도 낙하산 인사들이 많다"며 KT 계열사인 스카이라이프의 △문재철 사장 △석호익 고문 △이성해 고문 △김석인 감사를 언급했다. 이 전 회장과 함께 퇴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중 석호익 스카이라이프 고문은 이 전 회장이 지난 1996년 정보통신부 장관 시절 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 정책심의관 등을 지낸 인물로, 대표적 '이석채 라인'이다.

석 고문은 2009년 KT 부회장으로 부임해 약 2년 동안 CR부문 부문장으로 일했다. 2008년 총선 때 한나라당 공천으로 경북 성주·고령·칠곡 선거구에서 낙마한 후 부회장 자리에 오른 취임한 석 고문을 두고 다음 출마를 위해 잠시 머물기 위한 자리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실제 석 고문은 19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 2011년 9월 퇴사의사를 전했고 이후 KT는 부회장 자리를 없앴다. 이후 석 고문은 올해 다시 KT 계열사인 스카이라이프에서 고문직을 담당하고 있다.

최 의원실에 따르면 이 외에도 그간 지적돼온 인물은 적잖다. 이 가운데 KT 사외이사 겸 CEO 추천위원회 위원장인 이현락 세종대 석좌교수와 KT 사외이사인 성극제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 전 회장과 대학동문이다.

또, 송도균 사외이사는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후 이 전 회장이 고문으로 있었던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고문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