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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Before the dawn

정금철 기자 기자  2013.11.22 12: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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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밖에 보이는 풍경이 아니라 중간 상단에 위치한 검은 줄이 이번 인사이드컷의 주제입니다.

  = 정금철 기자  
= 정금철 기자
대부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거나 관심도 없는, 어떨 때는 눈에 거슬리기도 하는 이것의 이름은 찾기도 힘들 뿐더러 누구도 어지간하면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편의상 버스커튼 고정줄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살다보면 이 같은 용도로 쓰이는 많은 것들을 접하게 됩니다. 우산집, 안경닦이, 읽고 난 신문도 이 범주에 포함되고 상황이 급한 누군가에겐 꼭 필요하지만 점차 자취를 감추는 공중전화, 우체통도 마찬가집니다. 어떤 이에겐 주연이지만 관심에서 벗어나 엑스트라 역할을 하고 있는 수많은 대상들. 정작 찾으려 애써도 찾기 힘든 인간의 피조물들.

이런 생각을 갖고 침대에 누운 어젯밤, 무심코 천장을 본 순간 신혼 초인 십여년 전 붙였던 수많은 야광별 스티커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순수유치하게도 여전히 희미하게 빛을 내는 스티커의 미약한 반짝임을 보자 신혼 초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미래에 대한 찬란한 기대를 품고 하나하나의 스티커에 모양과 의미를 부여하며 정성스레 목이 아파라 올려다보며 붙이던 아련한 추억들….

이렇게 바라보길 몇분여를 넘기면서 문득 "우린 모두 천장에 붙은 야광별과 같은 용도가 아닐까"하는 감상적인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기대로 시작해 반짝 부응하다가 어느새 존재조차 희미해지고 이후 기억에서조차 잊힌 너저분한 존재.

  = 정금철 기자  
= 정금철 기자
그러나 제 생각은 오류라고 지적하기도 민망한 사전적 착오가 있으니 잠깐이라도 저처럼 서글픈 감상은 접어두시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사람과 사물은 비교대상이 아니기 때문이죠. 필요에 의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물건과 살아있는 생명체이자 길건 짧건 사랑의 결실인 사람을 감히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해가 짧아지면서 인간의 감정을 조절한다고 알려진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든 탓인지 요즘 부쩍 우울함과 무력함을 호소하는 지인들이 많습니다.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은 새벽부터 저녁 무렵까지만 분비된다고 하니 아무래도 혼자 겨울어둠에 갇히는 건 피하는 게 좋겠네요.  

뜬금없는 얘기지만 끝으로 이런 말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어디서 본 건지 아니면 제가 지어낸 말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오늘따라 뇌리에 맴도네요.

"당신이 세 번 승리한 이유는 네 번 눈물 흘리고 다섯 번 좌절한 결과다."

실패, 공허. 까짓 거 맘속 어둠만 벗어나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힘냅시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들. 봄에 앞서 새벽이 올 때까지만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