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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눈에는 만만한 한국?… 우리만 '늑장 리콜'

글로벌리콜→중국→일본→호주 그 다음 우리 "한국 리콜 순서 또 꼴찌 될 듯"

김병호 기자 기자  2013.11.22 10: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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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자동차 잘 만들기로 유명한 폭스바겐이 요즘 우리나라 소비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리콜에 대한 그들의 태도 때문이다. 또 국내 시장에선 올 들어 A/S 불만까지 불거져 나오면서 이 참에 서비스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모범생' 폭스바겐이 왜 이런 쓴소리를 듣고 있는 것일까.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차량 내 전기 계통과 전자제어 시스템에서 기술적 결함이 발견돼 세계에 총 260만대의 차량을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독일 폭스바겐 아우토스타트의 중심 아우토 튀르메. ⓒ 블로그 캡처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10월 국내에서 전월대비 17.6% 증가한 2890대를 판매했으며, 또 10월까지 누적판매 2만1401대를 기록해 수입차 브랜드 판매 2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독일 폭스바겐 아우토스타트의 중심 아우토 튀르메. ⓒ 네이버 블로그 캡처
△변속장치 윤활유 불량으로 중국 등에서 판매된 차량 160만대(폭스바겐, 아우디, 스코다 등), △퓨즈 고장에 따른 조명기기 작동 결함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 80만대 △엔진 연료 누출로 아마록 픽업트럭 24만대가 리콜 대상이다. 국내도 해당되는 모델들이 들어와 있다.

중국의 경우는 지난 2009년 1월부터 2013년 6월 사이 생산하거나 수입한 폭스바겐, 아우디, 스코다 약 64만대에 대한 리콜을 발표했는데, 이는 중국 현지 품질 당국이 변속장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조치였다. 아울러 지난 3월엔 중국 관영 CCTV가 변속장치에 문제가 있다고 보도하자 38만4000대 리콜을 단행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선 폭스바겐 리콜이 이처럼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리콜 발표가 되지 않고 있다. "폭스바겐이 한국에서만 늑장 대응을 하는 이유가 뭐냐, 한국을 깔보는 것이냐"는 비판이 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입차 10월 베스트셀링 1위, 폭스바겐 티구안. ⓒ 폭스바겐코리아  
지난 10월 수입차 베스트셀링 1위, 폭스바겐 티구안. ⓒ 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글로벌에서 리콜을 진행한 만큼 최대한 국내 해당차량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빠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해당 모델 확인과 부품 수급 등이 말처럼 빨리 진행되기는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늑장 대응의 사례는 몇 달 전에도 있었다. 지난 6월 국토교통부는 변속기 결함으로 인해 폭스바겐코리아는 골프1.4, 골프1.6, 제타 등 3개 차종 1930대에 한해 리콜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우리나라 리콜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한 발 늦게 진행된 것이었다. 중국에서는 지난 3월 38만4181대, 일본은 5월 9만1015대, 호주는 6월 초 2만5928대에 대한 리콜을 진행한 다음, 국내 리콜이 이뤄졌다. 가장 늦게 진행된 리콜이었다.

이번 폭스바겐그룹의 대대적인 글로벌 리콜에서도 우리나라는 가장 늦게 리콜 조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는 국내 리콜 해당 차량의 수조차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독일브랜드들은 다 그럴까?

폭스바겐이 최근 보여준 '리콜 발표' 태도에 대해 같은 독일 브랜드들조차도 고개를 갸우뚱거릴 정도다.

   수입차 10월 베스트셀링 2위, 폭스바겐 파사트. ⓒ 폭스바겐코리아  
수입차 10월 베스트셀링 2위, 폭스바겐 파사트. ⓒ 폭스바겐코리아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글로벌에서 리콜이 진행되면 국내에서도 같은 내용의 리콜을 공표하고, 나라별 안전기준 등이 상이해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부품 수급 등의 문제만 아니라면 국내도 해외와 같이 리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경우에는 공지 먼저하고, 부품수급 후 고객서비스를 처리하지만, 국내의 경우는 국토부에서 부품 수급을 원활히 하고 공지하는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글로벌 리콜의 경우 국내도 동시에 공지하는 것은 당연하며, 부품 수급에 따라 시일이 걸리는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의 설명대로 리콜에 관한 사안은 세계적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에 대해 모델별 조사나 해당사항, 고객파악 등은 시일이 걸릴 이유가 없다. 예전과 달리 전산 시스템을 이용하면 모델별 구매자와 부품파악 등은 매우 손쉽다는 결론이 나온다.

같은 독일 브랜드인 BMW코리아 관계자 "글로벌 리콜이 공지되면 세계적으로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다반사"라며 "리콜이라는 것을 나쁘게만 보지 않고 서비스 차원에서 생각하기 때문에 글로벌 리콜을 실시하고 나라별로 따로 실시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그룹의 경우 생산기간과 모델, 차대번호 등을 확인하고 해당고객들한테 연락을 해야 한다. 전산으로 확인이 된다고 해도 지방 딜러들이 확인해서 본사로 보내야 하며, 부품 수급에도 시일이 걸릴 것"이라 전했다.

이어 그는 "벤츠나 BMW는 빨리 움직이는 경향이 있지만, 반대로 폭스바겐그룹은 시일이 남다르게 오래 걸리는 경향이 있다. 벤츠나 BMW는 한국에서 오래 되다 보니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겠지만 폭스바겐 그룹은 한국에서의 영향력이 작았었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부족한 면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