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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의사록에 테이퍼링 우려 다시 고개…코픽스는?

우리나라도 영향권…사상최저 코픽스에 변동대출 쏠림 '연착륙 필요'

임혜현 기자 기자  2013.11.21 09: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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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언제 현실화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온 가운데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는 우려감이 최근 의사록 공개로 높아짐에 따라 관련 파장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공개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FRB는 '수개월 안에' 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당장 미국 금융가에서는 테이퍼링의 시간표 그 자체보다는 FRB가 저금리 기조를 장기간 고수할 것임을 시사한 대목에 기대를 거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단행될 테이퍼링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오히려 이 같은 가능성에 대한 대비 필요성도 제기된다.

양적완화로 노동시장 못 살려…테이퍼링 당겨지나

지난 9월에도 테이퍼링 전망 이슈가 지나갔기 때문에 테이퍼링 시기와 전망에 대해 덜 부각되는 일종의 면역이 형성된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다만 의사록에 일부 위원들이 노동시장 개선 효과보다 양적완화 장기화의 부작용을 우려한 점에서 '이미 노출된 카드'를 다시금 만지는 수준이라기 보다는 실제 시동을 걸 준비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노동시장 개선 문제를 위해 테이퍼링 등을 모두 묶어 둘 수 없다는 피로감이 어떻게 작용하는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 노동시장은 양극화 문제 등이 나타나고 있다. 지표상의 문제가 체감 효과로 잘 전달되지 않는 등 모순이 드러난 상황이라, FRB가 노동시장 개선이 기대한 수준에 못 미쳐도 지쳐서 손을 터는, 즉 테이퍼링이 단행될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서 당장 내달 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이 단행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FOMC가 테이퍼링에 따른 경기부양 대안을 논의했다는 것은 FRB가 곧 테이퍼링을 단행하려 한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당장 내달 테이퍼링 전망? 코픽스쏠림 시장영향 가능성은?

이런 가운데 우리 금융 영역도 테이퍼링 관련 대비를 서둘러야 할 필요가 높아지고 있다. 당장 미국이 출렁일 경우 우리도 급격한 금리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창구 대출상품 상담 모습. 현재 코픽스 관련 쏠림 현상이 미국 테이퍼링을 앞두고 과도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출 관련 판단시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프라임경제  
은행 창구 대출상품 상담 모습. 현재 코픽스 관련 쏠림 현상이 미국 테이퍼링을 앞두고 과도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출 관련 판단시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프라임경제

테이퍼링이 가시화하면서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지만 우리 은행계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당장의 이익을 위해 이 같은 시장의 선택을 방치하는 게 아니냐는 날카로운 진단도 나오고 있다.

변동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코픽스는 국내 시중은행들의 정기 예·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CD, 금융채등을 가중 평균해 산출된 것으로, CD금리 산출의 공정성 논란 이후 대안이 돼 왔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0월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 금리는 2.62%로 한 달 전보다 0.01%포인트, 잔액기준 코픽스는 2.94%로 0.05%포인트 하락했다. 두 기준 모두 코픽스 도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고정대출금리와 변동대출금리 격차가 확대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 이에 반해 지난해 이맘때 50%선이던 변동 금리 비중은 금년 9월 기준 80%대로 치솟았다.

문제는 우리 금융시장의 체력이 이슈에 굳건할 정도로 튼튼하지 못하다는 데 있다. 일례로 동양그룹 사태가 터지고 자금시장에 불안 우려가 제기되자 지난 9월 은행 가중평균 예금 금리가 9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따라서 테이퍼링의 급격한 단행 등으로 우리 시장의 금리 연동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 되면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의 대출 판매의 경우 금리 상승 때 자사 수익률 제고 가능성만을 염두에 둔 변동금리대출 치중 현상은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금융소비자들이 큰 폭으로 금리가 요동쳐 늘어난 이자부담으로 타격을 받으면 은행계도 함께 시달릴 수 있다. 

오히려 경험을 살려 금리변화 기로에서 소비자 선택권을 높일 수 있도록 두 가지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알릴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