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LIG그룹 오너일가가 LIG건설의 기업어음(CP) 투자자 피해보상 재원 마련을 위해 경영권 매각을 결정했다. 이에 업계 4위인 LIG손해보험(이하 LIG손보)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로 급부상했다. 이와 함께 지분 구조상 LIG투자증권도 패키지 팔리게 돼 누가 대어를 낚을 것인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LIG손보가 82%가량의 지분을 보유한 LIG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 6월 설립됐다. 증권업계 대표적 강소 중소형사로, 지난해 세전이익 83억원을 기록해 4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는 위업을 이루기도 했다.
LIG그룹 측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공개매각의 뜻을 분명히 했다. 시장에서는 실사 및 최종 계약조건 협의 등을 감안해 새 주인을 찾는 데까지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의 경우 정부 허가산업으로 신규 설립이 만만치 않은 데다 특히 LIG손보의 경우 손보업계 시장점유율 13.8%(9월말 기준)에 이른다는 매력이 더해져 특정 그룹은 이미 물밑 인수 작업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와 롯데·한화 등 중소형 손보사, 삼성화재를 넘어 업계 1위를 노리는 대형 손보사, 국내외 사모펀드(PEF) 등이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과거 한 식구였던 범 LG그룹계에서 금융산업 재진출을 꿈꾸며 인수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말들도 오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금융지주사의 인수 가능성에 한 표를 던지고 있다. 손해보험사가 없는 은행이나 증권 지주사가 인수에 나서는 것이 최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와 함께 패키지로 나선 LIG투자증권의 경우도 매각 방해요인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은행 지주사들과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손해보험 라인업이 없기 때문에 동사를 인수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타당한 결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LIG투자증권의 경우 자본총계 3000억원 미만 소형 증권사 매각에 관한 특례가 이번 달 말 제도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바 매각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손해보험 계열사가 없는 금융지주 및 대기업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고, 김태현 NH농협증권 연구원도 다양한 인수 후보들이 논의되는 가운데 금융지주사에 매각 때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LIG투자증권의 경우 업계에서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바, LIG손보에 비해 매각 관심이 다소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LIG투자증권 관계자는 "사실 그룹차원에서 전달받은 지침사항은 없었다"며 "업계에서 나오는 소문은 루머에 불과하고, 저희가 메인이 아니다보니 추후 사항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