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손해보험업계 4위 LIG손해보험이 매물로 나오자 새주인이 누가 될지에 업계를 비롯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IG손해보험(이하 LIG손보)은 19일 최대주주인 구본상 넥스원 부사장 외 특수관계인 16인이 보유한 주식 1257만4500주(지분율 20.96%)를 전량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LIG건설의 사기성 CP(기업어음) 발행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금 전액을 보상하기로 결정한데 따른 후속조치다.
재원 마련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했으나 신속한 자금조달을 위해 LIG손보 지분매각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 4위 LIG손보 매각, 업계 판도 바뀌나
LIG손보가 매물로 나오면서 손해보험업계에 좀처럼 깨지지 않았던 순위 변동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업계 4위 LIG손보를 하위권 손보사가 인수할 경우 단번에 상위권으로 뛰어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LIG손보는 2012년 기준 영업이익 2088억원, 당기순익 1644억원을 기록했으며 현재 자산 18조원, 원수보험료(매출) 8조9000억원에 달한다.
손보업계 시장점유율(MS)은 삼성화재가 26%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위 현대해상 17%, 3위 동부화재 16%에 이어 LIG손보가 14%로 업계 4위에 올라있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현재 자산규모 10조8000억원 수준의 메리츠화재나 7조8000억원의 한화손해보험이 LIG손해보험을 인수할 경우 선두업체로 올라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이번 인수합병(M&A)에 기존 손보사들의 참여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LIG손보가 동종업계와 결합할 경우 유상증자,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위험기준자기자본(RBC) 비율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동종업계 간 결합 때 시너지가 적고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태다.
◆'긍정적 반응' 금융지주사…범LG계열사 인수 나설까?
현재 LIG손보 인수전에는 손보사를 보유하지 않은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등이 강력한 잠재후보로 꼽힌다.
특히 KB금융지주는 ING생명 인수를 추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고 신한금융지주도 ING생명과 동양생명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됐었다.
금융지주사들은 생보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손보사가 있는 곳은 없는 만큼 업계에서는 LIG손보를 금융지주사가 인수할 경우 보험업이 탄탄해지는 것은 물론 은행과의 시너지효과도 클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NH농협금융도 주목받는 후보 중 하나다. NH농협손보가 아직까지 자동차보험의 영업허가를 받지 못한 만큼 LIG손보를 인수하면 자연스럽게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며 시장점유율 또한 확대할 수 있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손해보험산업은 상위 5개사가 82.9%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해 MS 1% 상승이 매우 어려운 구조"라며 "손보업에 진출하려는 입장에서는 14.7%의 MS를 보유한 LIG손보가 매우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LIG손보의 형제사인 범LG그룹 계열사들이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추정도 상당하다. 이 중에서도 GS그룹이 유력후보로 꼽히고 있다. 현재 LG, GS, LIG 등 범 LG그룹에서 카드사태 이후 남아있는 금융사가 LIG손보밖에 없음을 감안하면 GS그룹이 인수군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일부에서는 구자원 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전교감을 통해 LIG손보 경영권을 포기했다는 후문도 돌고 있다.
한편, LIG손해보험 노동조합은 회사 매각 결정이 나오자마자 성명서를 통해 "LIG손해보험이 직원을 존중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자본에 인수되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노조는 "사태를 이 지경에 이르게 한 LIG대주주 일가 및 그룹 책임자에 대한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당사자들이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22일 총회를 열어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