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제1금융권에서 법원 부동산경매로 넘어간 전국 아파트 물건수가 지난 10월 들어 연중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10월 들어 경매가 진행된 전국 아파트물건 5016개 중 제1금융권이 신청한 물건은 29.1%로 모두 1458개나 됩니다. 이는 월간 기준 연중 최다 물량이기도 한데요, 원래는 평균 월 1100~1200개 수준이었습니다. 200개가량 늘어난 수치죠.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이 있습니다. 제1금융권 같은 경우 최근 몇 년간 아파트 경매신청 건수가 감소 추세였거든요. 즉, 이제껏 걸어왔던 행보와 정반대 길을 걷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 제1금융권이 경매 신청한 전국 아파트 물건 수는 2008년 4만1554개로 정점을 찍은 이래 △2010년 2만6518개 △2012년 1만3679개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였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10월 말 기준 이미 1만2167개가 경매 신청된 상황이며, 5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왜 그럴까요? 아마도 시중은행들이 연말을 앞두고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쉽게 말해 자본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보유 중이던 부실채권을 정리하거나 대법원부동산경매를 통해 매각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월별로 살펴보면 이러한 추측은 금세 가능해 집니다. 제1금융권이 경매로 넘긴 아파트 수는 △1월 1209개 △4월 1427개 △7월 1234개로 분기가 시작되는 달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대법원에서 제공 중인 연도별 매각통계도 비슷한 양상인데요, 올해 경매 접수건이 가장 많았던 달은 4월(1만1332건)과 7월(1만1266건)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일곱 달은 접수건이 1만1000개를 넘지 않더군요.
지난 10월 경매진행 물건 수가 연중 최다를 기록한 점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4분기 같은 경우 연말을 앞둔 만큼 경매신청 물량이 이전에 비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경매전문가들은 제1금융권 아파트 경매 신청건수는 앞으로도 쭉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는데요, 최근 전세난 회피대안으로 아파트 경매시장이 지목된 까닭입니다. 실수요층이 경매시장으로 대거 유입됨에 따라 아파트 낙찰소요기간은 줄어들고 낙찰가율은 오르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이유죠.
또한 부동산태인의 자료를 빌리면 10월에 경매 진행된 전국 아파트물건의 평균 낙찰소요기간은 54일로 연중 가장 짧았습니다. 아파트가 첫 번째 매각에 부쳐진 날로부터 평균 54일 안에 낙찰됐다는 거죠.
이는 올해 평균 61일과 비교해보면 1주일, 이전 최저치 57.6일을 기록한 8월에 비하면 4일 더 빨라진 것입니다. 11월13일 기준 역시 56일로 낙찰소요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은 83.03%로 연중 최고점이던 6월 81.15%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수도권 상황도 마찬가진데요, 10월 평균 낙찰소요기간은 60.4일로 7월 60.1일에 이어 연중 두 번째로 짧았습니다. 낙찰가율 역시 82.09%로 올해 처음 월간 낙찰가율 80% 고지를 넘어섰죠.
제1금융권이 경매신청 건수를 늘리는 것도 이와 같은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부동산경매시장이 예전에 비해 더 많은 원금을 더 빨리 회수할 수 있게 되자 부동산경매신청을 늘리면 늘렸지 줄이진 않을 것이라는 게 경매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이러한 경향은 경매 입찰자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인데요, 일단 제1금융권에서 담보대출을 받은 아파트라면 시세가 명확한데다 여전히 담보가치가 높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현재 아파트 경매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올 연말 이후에는 우량한 물건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투자자 역시 경매시장을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힜습니다.
이어 "특히 내년 상반기부터는 아파트 경매시장에서도 향후 수익을 고려한 '가치투자'와 이에 수반되는 '옥석 고르기'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