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적조대책, 도민상대 모험행정 비난

적조대책위 유명무실…박준영 지사 말 한마디에 전해수 살포기 도입

[프라임경제] 전남도가 검증되지 않은 적조 대책을 하달해 도민을 상대로 곡예 행정을 펼쳤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 전남도의회

전남도의회 농수산위원회(위원장) 소속 이정민 의원(통진당·보성1, 사진)은 19일 전남도 해양수산국 행정사무감사에서 적조 방재 대책과 관련 "도의회의 간곡한 황토 살포 요구와 해양수산부의 강력한 권고에도 불구, 황토사용을 금지한 채 전해수 살포기를 도입한 것은 전형적인 몽니행정"이라고 비판했다.

해양수산부는 당시 전남도의 황토 살포 금지방침에 이의를 제기하며, 황토 살포 금지에 따른 피해 발생 때 국고지원 제외 방침을 통보했었다. 국립수산과학원도 황토 살포가 가장 적합한 적조 대책 가운데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올해 전남 연안의 수온이 높지 않아 적조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지만, 만약 적조 피해가 발생해 국고지원이 되지 않았다면 어쩔 뻔 했냐"고 질타했다.

이 같은 전남도의 입장은 박준영 지사의 판단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전남도는 지난 7월8일 '2013년 적조대책위원회'를 개최, 황토 살포 금지와 전해수 황토 살포기 도입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 전남지사는 7월21일 양식어민들과의 간담회에서 해양 생태계 피해 등을 이유로 들며 돌연 황토 금지령을 내렸다. 전남도는 적조피해 방재를 위해 황토 12만톤을 적재한 상태였다.

이후 전남도의회 농수산위원회(위원장 양경수)는 7월31일 황토를 이용한 적조방제를 공개적으로 요구했고, 상당수 어민들이 불평을 쏟아냈지만 황토 금지령은 풀리지 않았다. 

이 의원은 "정부가 내놓은 방재대책을 무시하고 도지사의 말 한마디에 20년간 해오던 방식을 하루 아침에 바꿨다"며 "도민들을 상대로 모험행정을 펼친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병재 해양수산국장은 "해양수산부가 170여가지의 적조 구제물질 가운데 황토만 고집하고, 연구 인력도 줄이고 있었다"며 "현재 새로운 메뉴얼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며, 문제제기 차원으로 봐 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