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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스 대형시장서 아우디 A6 제친 웃지 못할 해프닝

현대차, 美 가장 가치있는 브랜드 선정…품질 논란으로 차가워진 소비자 시각

전훈식 기자 기자  2013.11.19 11: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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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에쿠스는 미국 '스트래티직 비전' 社가 발표한 '종합 가치 평가' 럭셔리카 부문에서 렉서스 GS와 아우디 A6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면서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모델로 평가받았다. ⓒ 프라임경제  
현대차 에쿠스는 미국 '스트래티직 비전' 社가 발표한 '종합 가치 평가' 럭셔리카 부문에서 렉서스 GS와 아우디 A6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면서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모델로 평가받았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지난 2월 자동차 왕국 미국에서 누적판매 800만대를 돌파한 현대차가 이번에는 가장 가치 있는 자동차 브랜드로 우뚝 올라섰다. 이는 지난 1986년 미국에 엑셀 차종을 처음으로 수출한 이후, 28년 만에 이룩한 결실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차갑기만 하다.

현대차는 미국 자동차 조사업체 '스트래티직 비전(Strategic Vision)' 社가 발표한 '2013년 종합 가치 평가(Total Value Awards)'에서 전체 브랜드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종합 가치 평가는 4만5952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품질을 비롯한 전반적인 고객 경험과 함께 △중고차 가격 △보증정책 등 현재와 미래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 조사했다.

◆4개 차종서 1위…에쿠스, 전 차종 중 가장 높은 점수 획득

'종합 가치 평가'에서 처음으로 '브랜드 1위'에 선정된 현대차는 에쿠스, 제네시스 쿠페를 비롯해 총 4개 차종을 부문별 1위에 올리는 쾌거를 달성했다.

특히 럭셔리카(Luxury car) 부문에서 평가 전 차종 중 가장 높은 총점 804점을 받은 에쿠스는 렉서스 LS와 아우디 A6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면서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모델로 평가받았다.

제네시스 쿠페 역시 727점을 받아 쉐보레 콜벳(716점)과 포르쉐 911(712) 등을 제치고 프리미엄 쿠페(Premium coupe)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였다.

여기에 쏘나타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역시 686점과 651점을 기록하며, '중형차(Mid-Size Car)'와 '소형차(Small Car)' 부문에서 나란히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수상은 우리가 소형차부터 고급차까지 우수한 품질과 상품성으로 고객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특히 고급차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만큼 브랜드 가치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가 실제 구매 고객 의견을 반영하는 조사라는 점에서 미국 고객들에게 차량 구입시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현대차 측은 기대했다.

◆애매모호한 세그먼트 분류…조사 주최도 공신력 떨어져

하지만 국내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조사에 대한 적지 않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총 4만5952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된 소비자 조사 랭킹을 자세히 살펴보면 1등을 차지한 모델과 상위권에 오른 모델들에 대한 내용만 언급되면서 곳곳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세그먼트가 를 명백히 구분하고 있는 여타 평가 전문 기관과 달리, 세그먼트 기준이 애매모호하면서 결과에 대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각 홈페이지에 기재된 스트래티직 비전 평가표(사진 왼쪽)와 JD파워 평가표 ⓒ 프라임경제  
이번 조사에서는 세그먼트가 를 명백히 구분하고 있는 여타 평가 전문 기관과 달리, 세그먼트 기준이 애매모호하면서 결과에 대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각 홈페이지에 기재된 스트래티직 비전 평가표(사진 왼쪽)와 JD파워 평가표 ⓒ 프라임경제

그 중 명백히 세그먼트를 구분하고 있는 여타 평가 전문 기관과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이러한 세그먼트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점이다.

일례로 에쿠스가 1위를 차지한 럭셔리카 상위권에는 렉서스 LS와 GS, 캐딜락 XTS, 아우디 A6 세단 등이 있다. 렉서스 LS와 캐딜락 XTS는 에쿠스와 같은 프리미엄 대형(Large Premium Car) 세단이지만, 나머지 렉서스 GS나 A6의 경우 프리미엄 중형(Midsize Premium) 세단으로 분류된다. JD파워와 같은 다른 기관에서도 제네시스와 함께 프리미엄 중형으로 분류했다.

여기에 세그먼트별 평균이상의 차량들만 순위표에 기재됐다고 하지만, 높은 판매를 자랑하는 차량 일부 모델들은 1위는커녕 순위권에도 없었다. 특히 올해 들어 쏘나타(23만605대)보다 많은 판매 실적을 올린 토요타 캠리(33만2440대)나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등 모델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조사 주최인 스트래티직 비전 社가 다른 기관에 비해 공신력도 한 단계 떨어진다는 평가다. 지난 1995년부터 매년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종합 품질상'과 '종합 가치상'을 발표하고 있지만, 정작 미국에서는 발표 자료가 보도된 적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현대차는 비교적 선전했다. 하지만 잘못된 비교 평가가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업계가 평가와 관련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