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일부 대기업에서는 서류전형에서 자기소개서만으로 지원자를 평가하고, 공공기관에서는 내년부터 서류전형을 폐지한 채용을 진행한다. 또 단순한 면접보다는 공개 모의 면접, 릴레이 강연, 1박2일 잡캠프 등 스펙 평가 중심에서 벗어난 채용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고용노동부에서 조사한 '2012 청소년들이 뽑은 5대 스펙'인 △학벌 △학점 △토익 △어학연수 △자격증에 이어 △봉사 △인턴 △수상경력이 추가되면서 여전히 구직자들은 스펙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또 이런 8가지 스펙은 구직자들 사이에서 '취업 8대 스펙'으로 불리면서 취업을 위해서는 꼭 준비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구직자 10명 중 8명은 스펙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으며, '취업 8대 스펙'을 갖추기 위해 휴학을 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대표 이정근)이 구직자 724명을 대상으로 '스펙에 대한 부담 여부'를 조사한 결과, 84.4%가 '부담감을 느끼는 편'이라고 답했고, 기업이 스펙 평가를 완화하고 있는지에 대해 87.4%가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본인의 현재 스펙으로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절반 이상인 54.3%가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었다. 취업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이유에 대해 복수응답한 결과, '더 좋은 스펙 보유자가 많아서'라는 응답이 55.5%로 가장 많았고, △스펙이 부족한 편이라서 49.1% △현재 수준으로 지원 안 되는 곳이 많아서 43.8% △스펙 요구 기준이 점점 높아져서 40.2% △실제로 지원해도 자꾸 탈락해서 37.9% 등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전체 응답자의 46%는 취업하려는 직무에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준비하는 스펙이 있었으며, 구직자들이 가장 많이 준비하고 있는 스펙으로는 '자격증'이 52.6%로 과반수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구직자 A씨(28·남)는 "아무리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 스펙 평가 중심에서 벗어난 열린채용을 한다고 하지만 인사담당자들은 스펙이 높은 사람에게 관심을 더 갖고 질문을 많이 한다"며 "스펙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는 대부분의 구직자들은 어쩔 수 없이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